삼성전자가 국내 3위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팬택 지분 10.03%를 인수해 3대 주주로 올라선다.

22일 양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팬택이 실시할 예정인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530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자해 지분 10%를 매입할 예정이다.

현재 팬택의 최대주주는 미국의 반도체 회사 퀄컴으로 13.9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13.75%의 지분을 보유해 2대 주주다. 삼성전자는 이번 지분 인수로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지만 팬택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지분 투자는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제안을 삼성전자가 받아들이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스마트폰 시장이 승자독식 구조로 굳어가면서 지난해 5년 만에 77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박 부회장은 사업을 이준우 대표에게 일임하고 자금을 수혈하기 위한 투자유치에 올인해왔다.

팬택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지난 3월 주총 때 최대 2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외부에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며 "그 첫 투자 결실이 바로 삼성전자"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팬택은 경쟁사 중 하나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분야에서 협력해온 만큼 지분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팬택은 해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전기, 삼성SDI 등에서 2000억원 규모의 부품을 구입해왔다.

팬택이 국내 시장에서 무너질 경우 팬택 협력업체들 또한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팬택 지분 인수는 주요 거래선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