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없는 빚은 결국 디폴트(지급 불능)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파국에 대한 세 번째 예측은 들어맞을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번 비관적인 전망에 돈을 걸어온 카일 배스 헤이맨캐피털 대표가 “일본의 국채 위기가 임박했다”고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경고했다. “앞으로 2년 내에 일본인들의 매도 랠리가 나타나며 일본 국채값이 폭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댈러스의 이름 없는 헤지펀드 매니저이던 배스가 세계 투자업계의 이목을 끈 것은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시장의 붕괴를 예언하면서다. 2006년부터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유동화 증권을 공매도하는 방식으로 투자에 나서 다른 헤지펀드들이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허우적대던 2007년 한 해 수백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그는 2011년 그리스 국채 부도에 베팅했다.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지면 6만%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파생상품에 투자한 것이다. 하지만 작년 8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그리스 위기가 잦아들면서 투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배스는 15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운용에서 2006년 이후 연 25%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배스는 일본 국채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들어 시장이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일본이 국내총생산(GDP)의 2.2배에 이르는 막대한 빚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은 국채의 90%를 보유한 내국인 투자 수요 때문. 하지만 배스는 이 같은 구조가 가능했던 전제 조건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GDP 대비 3~6%의 경상수지 흑자와 구매력 증가 등이 있었기에 일본인은 자국 국채를 사들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경상수지 흑자가 거의 사라진 데다 고령화에 따른 비용이 젊은이들을 압박해 국채 수요는 줄어들 일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배스는 “일본이 결국에는 환율과 국채 금리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