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공구 세계 1위 업체인 보쉬는 지난해 약 5조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6% 성장했다. 세계 전동공구 시장 성장률(4%)보다 높았다. 특히 보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성장률(16%)은 세계 시장의 4배에 달했다. 그중 한국은 신제품의 시장 안착 가능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역으로 여겨진다. 보쉬가 1994년 한국에 진출한 이래 처음으로 한국 지사장에 토종 한국인을 발탁한 배경이다.

박진홍 한국로버트보쉬 전동공구사업부 대표(46·사진)는 “한국은 아태 지역에서 규모 기준으로는 네 번째지만 신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테스트 시장의 성격이 짙다”며 “깐깐한 한국 소비자를 만족시킨 제품은 아시아 시장에서 통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쉬가 2003년 업계 최초로 선을 없앤 리튬이온 충전 방식 제품을 내놓은 이래 ‘무선’(無線)이 전 세계의 화두”라며 “한국은 무선 비중이 55%로 진출 국가 중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보쉬가 매년 한국에서 내놓은 신제품은 전동공구만 100여종이고 부속품은 1000여종에 달한다.

박 대표는 “전동공구의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AS센터를 늘려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동공구 상가가 밀집한 청계천과 공단 등을 정기적으로 찾는 것도 수요자와 직접 소통함으로써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목수와 인테리어 설비업자, 배관공, 기계공 등 전동공구를 직업적으로 다루는 이들이 주된 수요층이다. 박 대표는 “연내 AS센터를 80곳에서 125곳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용인=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