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매입을 계획하는 투자자라면 목 좋은 자리에 들어선 건물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교통이 편리하고 유동인구 동선이 많은 요지의 건물일수록 공실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누가 봐도 선호하는 자리라면 그곳의 빌딩 시세도 높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알짜배기 자리에도 상대적으로 시세가 저렴한 건물은 찾을 수 있다. 바로 지은 지 오래돼 낡은 건물이다. 이런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을 거치면 가치를 올릴 수 있다.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비용은 신축에 비해 30~40%이지만 효과는 70~80%에 달한다는 것이 부동산중개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리모델링을 염두에 두고 건물을 매입할 때는 요령이 필요하다. 가급적이면 2004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을 매입 대상으로 꼽아볼 만하다. 건물을 지을 때 용적률 등을 규정한 용도지역 세분화가 2004년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는 일반주거지역으로 구분돼 용적률을 법정한도 300%까지 적용받았다.

반면 2004년 용도지역 세분화로 일반주거지역도 3종류로 나눠져 용적률 적용이 달라졌다. 1종 일반주거지역은 150%, 2종 200%, 3종 250%로 이전에 비해 용적률이 낮아졌다. 2004년 이전 빌딩은 최대 300%까지 용적률을 적용받았기 때문에 이후의 빌딩보다 연면적이 넓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임대면적이 넓어서 임대수익을 더 많이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리모델링 예상 비용은 매입하려는 빌딩의 주변 임대 시세를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 순서다. 리모델링 이후 임대수익을 예측해 수익률 범위 내에서 리모델링 예상 비용을 잡는 게 바람직하다. 리모델링에 비용을 지나치게 투입했는데 임대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비용도 공사 전문 업체에 상의해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법 규제도 따져보고 필요하면 건물 구조 보강 여부도 꼼꼼히 확인해 리모델링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차장을 확보하려면 비용이 예상보다 더 나올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노후 빌딩을 리모델링하면 우수 임차인으로 꼽히는 병원 커피숍 등을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새 건물처럼 보이면 임차인도 자주 바뀌지 않고 임대료를 높게 받을 수 있어 수익률도 올라가는 효과가 생긴다.

오동협 원빌딩중개 팀장은 “건축기술 발달로 건축주가 원하는 리모델링 공사는 모두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중개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리모델링 업체를 소개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