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보험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치매 등 노인성 질환 증가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중장기적으로는 간병보험이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의 인기를 이어받을 것이란 게 보험업계의 기대다. 간병보험은 다양한 명칭으로 판매되고 있는 만큼 보장내용과 지급사유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간병보험 쑥쑥…실손보험 인기 잇는다…고령화 빨라지며 노인성 질환 급증…수요 꾸준

○간병보험, 고령화 타고 ‘히트’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이 작년 6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100세 시대 간병보험’의 초회보험료(가입 첫달에 낸 보험료)는 3월 말 현재 110억원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매월 10억원 안팎의 꾸준한 판매로 인기 상품 대열에 합류했다.

이 보험은 치매뿐 아니라 상해나 질병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 장기요양등급을 받으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기준으로 보험금(장기요양비용)을 지급한다. 한 보험회사 관계자는 “어떤 보험이 인기를 끌면 경쟁사에서 비슷한 상품이 줄지어 나오는 업계 관행 탓에 단일 상품이 월 10억원 이상 계속 팔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판매액이 100억원을 넘으면 ‘히트 상품’으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간병보험은 치매 중풍 등의 질환으로 거동이 어려워 일상생활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간병자금을 주는 상품이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노후 대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험사들도 앞다퉈 간병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만 동부화재의 ‘가족사랑 간병보험’, LIG손해보험의 ‘LIG 110 LTC간병보험’이 잇따라 시장에 나왔다. 동부화재의 ‘가족사랑 간병보험’은 작년 8월 출시돼 7개월 동안 8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실손보험 못잖은 인기 상품 될까

이 같은 성공에 자극받은 보험회사들은 간병보험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올 들어 한화손해보험의 ‘한화 명품 간병보험’, 롯데손해보험의 ‘롯데 골드플랜 간병보험’, 미래에셋생명의 ‘미래에셋 100세 간병보험’이 연이어 나왔다. 삼성화재는 단독상품은 아니지만 장기요양지원금이라는 특약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이 하반기부터 확대될 예정이어서 간병보험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발표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 선정 기준인 3등급의 점수 하한선을 오는 7월부터 53점에서 51점으로 낮췄다. 이럴 경우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에 연동되는 간병보험의 보험금 지급기준도 같이 완화된다. 이석영 현대해상 상품개발부장은 “고령화의 본격 진행으로 인해 급증세인 치매환자를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게 정부의 정책기조이기 때문에 간병보험은 실손보험 못지않은 ‘국민보험’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간병보험은 한 달 보험료가 10만원을 웃도는 상대적으로 비싼 상품이다. 따라서 상품의 장단점과 보장내용 등을 잘 비교해 보고 가입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간병보험에 가입 가능한 나이는 주요 보험사마다 70세 전후로 비슷하지만 최대 보장액은 1억1000만원에서 2억원까지로 다양하고, 진단비 지급사유도 차이가 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