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街)가 짙은 경기 불황 탓에 울상이다. 소비 침체 장기화로 지난 1분기 영업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눈에 띄게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가는 이에 따라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新)사업, 인수·합병(M&A), 연구개발 등 다양한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공정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롯데, 신세계, 오리온, 하이트진로 등이 일제히 분기보고서를 내놨다. 분기보고서는 3개월 간 재무상태(가결산)와 경영성과를 요약한 자료다. 이들 분기보고서를 종합해본 결과 CJ, 롯데, 신세계그룹 등의 주력 계열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모두 감소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6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줄었고, CJ대한통운과 CJ프레시웨이는 각각 60%와 1% 감소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 경기변동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곳들도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7%와 18%씩 전년보다 쪼그라들었다. 백화점을 운영중인 신세계와 대형마트 선두업체 이마트도 지난 4월 영업이익이 12%와 35% 급감하면서 경기불황 여파에 시달려야했다.

유통가는 따라서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는 양상에서 차세대 모멘텀(동력)이 절실하다는 게 유통가의 공통된 진단이다.

우선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을 키우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주력 사업인 식품사업 이외에 생명공학바이오 사업에 본격 뛰어들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재 4조 원이 넘는 전체 매출 가운데 바이오사업 관련 매출을 10%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올해 혈액암 치료제와 고혈압 치료제의 잇단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위궤양 치료제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CJ프레시웨이는 국내 사업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 해외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하반기 중 해외진출을 위해 필요한 업체를 인수할 계획인데 CJ프레시웨이는 이를 위해 최근 7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M&A 투자자금을 확보해놨다.

신세계 이마트는 최근 독립형 편의점인 위드미와 계약을 맺고 상품공급업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주력 사업인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유통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다.

지난 1분기 유통업계 안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동원F&B도 장기불황 등 경영환경 변화를 예의 주식하고 있다. 동원F&B는 "앞으로 인삼사업부의 경우 로드샵, 가맹점 등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광고를 통해 인지도 증대에 나서 미래성장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B2B등 온라인상 신규채널도 강화해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 노정동 기자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