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업계 '또다른 밥그릇'은…
도자기 제조업체들이 이색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맛김을 만들거나 술을 빚기도 하고 관광호텔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런 곁가지 사업을 하게 된 나름대로의 사연도 갖고 있어 진출 배경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남자기는 맛김 브랜드 ‘참 맛 좋은 김’으로 지난해 3~4분기 동안 55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 사업 비중은 전체의 15.9%를 차지한다. 전년보다 1.8%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주력 사업인 도자기 매출 비중은 78%에서 75%로 줄었다.

이 회사가 김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해고 직원들을 위해서다. 2001년 경영상의 이유로 전남 목포에 있던 본차이나 제조공장을 폐쇄했다. 이 과정에서 공장 근로자 15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김용수 회장은 “고향인 목포를 떠날 수 없다”며 난감해하던 60여명을 위해 15억원을 투자, 지역 특산품인 김 공장을 만들었다. 행남자기 관계자는 “김 회장이 당시 직원들에게 ‘어떡해서든 일자리를 만들어 주겠다’며 계열사 행남식품을 만들어 식품업에 진출하게 된 것”이라며 “맛김 사업은 이제 안정적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김은 행남자기 총판에서도 판매한다.

도자기업계 '또다른 밥그릇'은…
한국도자기는 계열사 한도관광을 통해 충북 충주에서 수안보파크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김동수 회장은 적자 사업체였던 ‘수안보타워호텔’을 1984년 직원들의 휴게시설용으로 인수했다. 김 회장은 인수 후 가장 먼저 호텔 내 나이트클럽과 술집 등 유흥시설을 없앴다. 이 지역이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자 한국도자기는 객실을 120개로 늘리고 숙박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호텔의 모든 식기는 한국도자기 제품을 사용하고, 도자기 아울렛 매장도 운영한다. 한국도자기 청주공장을 견학한 뒤 호텔에 묵는 패키지 여행상품도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의 연수원 용도로도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자기업계 '또다른 밥그릇'은…
전통 도자기 생산회사인 광주요는 2004년부터 전통 증류식 소주인 ‘화요’를 생산하고 있다. 화요는 희석식 소주가 장악한 국내 주류시장에서 고급 음식점을 기반으로 유통망을 넓히며 입지를 구축했다.

지난해 화요 매출은 약 50억원으로 광주요 도자기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엔 음식점 외에 대형마트까지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고급 한국식 전통주’로 입소문이 나면서 중국 미국 등으로의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