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배달 오토바이 시장까지 공습
국산 제품이 장악하고 있던 배달용 오토바이 시장에 일본 혼다가 뛰어들었다. 외국 업체들은 그동안 수익성이 낮은 소형 오토바이 대신 큰 배기량의 고가 바이크 시장에 주력했다. 엔저로 자금을 비축한 일본 업체들이 레드오션으로 분류되는 시장까지 치고 들어오는 모양새다.

혼다코리아는 1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비즈니스 모터사이클 ‘슈퍼 커브(사진)’를 공개하고 7월부터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배기량 109㏄ 모델이다. 1958년 출시된 이후 55년 동안 150개국에서 7600만대 이상 팔렸다. 이 모델은 시속 60㎞로 정속 주행했을 때 연비가 63.5㎞/ℓ 가까이 나오고 잔고장이 없어 자영업자들의 ‘로망’으로 불린다.

혼다는 올해는 3000대, 내년엔 기업, 관공서 등에 본격 공급해 5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수입한다. 국내 배달용 오토바이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판매가격도 국산 경쟁모델과 비슷한 200만~210만원 선으로 잡고 있다. 정우영 사장은 “소형부터 대형까지 혼다모터사이클의 모든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며 “올해 전년 대비 40%가량 증가한 1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혼다는 모터사이클 판매점도 두 배 확장한다.

배기량 125㏄ 미만 소형 오토바이의 국내 판매대수는 2008년까지 13만~14만대를 유지했으나 이후 4년 연속 8만~9만대로 줄었다. 이 중 배달용 비중이 66%인 5만4000대다.

업계에서는 혼다의 진출로 대림자동차와 S&T모터스가 양분화했던 배달용 오토바이 시장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이륜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경제성을 중시하는 자영업자는 가격이 저렴하고 수리하기 편리한 국산을 선호했지만 비슷한 가격에 일본 브랜드의 내구성, 연비가 좋은 제품이 들어온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