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이 계열사와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그룹의 양대 축인 조선과 해운 부문 가운데 조선만 남기고 모두 판다는 방침이다.

우선 해운 부문의 국내 벌크선 1위 업체 STX팬오션은 비공개와 공개 매각에 모두 실패한 후 산은PE로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재 실사와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주)STX는 팬오션 지분 27.36%를 보유하고 있다. 팬오션의 1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6907억원인 것을 단순 감안하면 지분 가치는 1900억원가량이다. 그러나 팬오션 주가는 그룹 리스크 때문에 크게 떨어진 상태다. 경영권과 자산가치 등을 고려하면 실제 매각 가격은 이보다 훨씬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STX에너지도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주)STX는 STX에너지 지분 43.15%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넘기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최근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3600억원을 투자해 STX에너지의 최대주주가 된 일본 오릭스와 경영권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실제 매각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조선 부문이라도 해외 계열사는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1조7000억원가량을 투자해 만든 중국 STX다롄조선소는 다롄시 주관으로 투자 유치가 추진되고 있다. 투자를 받으면 경영권도 함께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STX유럽 자회사인 STX프랑스와 STX핀란드도 매각하기로 했다. STX프랑스가 유럽지역 최대 조선사인 점 등을 감안하면 양사의 매각 대금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TX 관계자는 “채권단 자율협약 이행을 위해 팔 수 있는 계열사는 모두 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