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입항하는 크루즈 승객 1명의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길이 약 6m짜리 컨테이너 화물(TEU) 6개(환적화물)를 처리한 비용을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최도석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분석한 ‘부산의 크루즈관광 활성화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크루즈 관광객(중화권 기준)이 부산에서 지출하는 관광비용은 평균 729달러(2011년 기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부산항에서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하는 경제적 효과 11만8286원의 6배가 넘는 것이다.

지난해 부산항의 크루즈 승객 12만명 중 하선한 9만여명과 항만 이용비용(크루즈선은 70% 감면)을 합친 경제적 효과는 총 734억원으로 집계됐다.

최 연구위원은 “최근 25년간 세계 관광시장은 연평균 4.3% 성장했으나 크루즈 관광 시장은 8.1%씩 가파르게 상승했다”면서 “항만활성화와 관광객을 잡기 위해 크루즈 유치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계크루즈선주협회는 2015년께 전세계 승객이 2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며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크루즈 관광시장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주요 크루즈선사들은 안내서에 일본·중국을 주요 기항지에 포함시켰으나 한국은 부정기·단순 기항지로 분류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 연구위원은 “크루즈·해수욕장·마리나·해양레저 업무가 나눠져 비효율적인 시 행정 업무를 개선하고 북항재개발 지역에 들어설 국제 크루즈 전용부두의 접안능력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