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운영 정책인 '창조경제' 에 발맞춰 국가 미래과학기술 육성을 위한 투자를 진행한다.

삼성은 내달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을 설립하고 올해부터 10년 간 이 재단을 통해 1조5000억원을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 재단 초대 이사장에는 최양희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재단에서는 '창조경제'와 연계한 3대 프로그램을 중점 추진한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사장은 "세계적으로 사활을 건 기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에 삼성은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으로 국가 산업기술 발전과 혁신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재단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 '기초과학·소재기술·ICT 융합형 창의과제'3대 프로그램 추진

삼성은 올해 3000억원을 우선 출연하고 2017년까지 5년간 7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후 개선사항을 보완해 2022년까지 추가로 75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성미래기술육성재단은 ▲ 과학기술의 근본인 '기초과학' 분야, ▲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소재기술'과 ▲ 부가가치 창출이 큰 'ICT 융합형 창의 과제' 등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과 연계한 3대 미래기술 육성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우선 물리, 화학, 생명과학, 수학 등 4개 기초과학분야에서 미래 노벨과학상 수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특히 참신하고 잠재력있는 신진·중견급 연구자와 노벨상 수상에 근접한 혁신적인 리더급 연구자를 응모 및 지정 방식으로 지원한다.

1단계로 5년간 2500억원을 투입해 대학 교원, 국공립 연구소 연구원 및 기업 연구원(대기업 제외) 등을 대상으로 약 100∼200개의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과제를 선발해 집중 지원한다.

독창적 소재기술의 발굴·설계에서부터 가공까지 전 가치사슬의 연구와 상용화 지원도 추진된다.

예를 들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이론적 한계 용량을 뛰어넘는 새로운 물질연구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다면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재단은 또 특정한 산업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신시장을 개척할 기술, 제품 및 서비스를 위한 연구과제를 발굴해 지원하기로 했다.

모바일 헬스케어를 비롯한 라이프케어 연구, 빅 데이터 분석, 감성 연구 및 인문 사회과학과의 융합연구 등이 포함된다.

◆ 재단 초대 이사장에 최양희 서울대 공대 교수 선임

내달 프로그램을 공지하고 7월까지 과제를 접수받아 10월 과제를 선정한다. 11월부터 본격 지원에 들어간다.

연구과제별 특성에 따라 과제기간, 예산, 연구절차 등을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연구자에게 최대한 자율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지원 대상자의 선정은 국내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해외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심사단을 구성해 공정한 선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을 맡게 된 최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ENST대학 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정보통신표준연구센터장,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원장을 거쳐 현대 한국산업융압회 부회장, 포스데이터 사외이사, 서울대 공과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임중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