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10일 오후3시21분


STX그룹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로 한 STX에너지 지분이 담보로 제공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로 잡힌 지분을 매각하려면 담보권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STX에너지 지분을 매각해 그룹의 자금난을 해소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STX는 작년 말 수출입은행에서 STX조선해양이 받은 대출·보증 9700억원과 관련, STX에너지 지분 220만주(18.6%)를 담보로 제공했다. 또 한국증권금융에 130만주(11.0%)를 담보로 줬다. 지난 2월에는 계열사 포스텍의 차입금 148억원과 관련, 기업은행에도 24만5000주(2.1%)를 담보로 제공했다. 세 회사에 담보로 잡힌 STX에너지의 지분을 합하면 31.7%에 이른다.

(주)STX는 지난 3일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하며 한앤컴퍼니에 STX에너지 보유 지분 전량(43.15%)을 매각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담보권자인 수출입은행 및 한국증권금융과는 논의하지 않았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한앤컴퍼니에 주식을 매각하는 것에 대해 STX그룹과 상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STX에 수출입은행이 담보권(질권)을 갖고 있으며 매각을 하려면 동의가 필요하다고 알려준 상태”라고 덧붙였다. STX그룹은 이와 관련, “한앤컴퍼니와의 계약은 구속력이 없는 것이어서 수출입은행 등에 알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STX그룹은 STX에너지 잔여지분을 매각해 3000억~4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담보를 제공한 지분을 제외하면 매각을 통해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은 훨씬 줄어들 전망이다. 한앤컴퍼니는 이에 대해 “지분을 파는 쪽인 STX그룹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상은/좌동욱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