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접투자·M&A 전문가
한국기업 비용절감 도울 것
오는 7월로 다가온 유럽 로펌에 대한 법률시장 2차 개방(한국 포럼과 제휴 허용)을 앞두고 세계 최대 로펌인 영국 DLA파이퍼의 이원조 한국총괄 대표변호사(사진)를 9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먼저 “한국 기업을 타깃으로 해 소송을 많이 하는 다른 로펌과 우린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해외 법률서비스를 받기 위해 쓴 돈이 1조6000억원가량 되고, 매년 2000억원 정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한국 기업들이 꼭 필요하지 않은 비용을 쓰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삼성이나 LG를 상대로 소송할 생각이었다면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남편이다. 두 사람은 박 의원이 MBC 미국 로스앤젤레스 특파원으로 일할 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대 로스쿨을 나와 미국 로펌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1997년 귀국해 한국IBM과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했으며 2008년 DLA파이퍼에 합류, 일본 도쿄에서 주로 일했다. 해외 직접투자, 인수·합병(M&A) 분야가 주전공이다.
이 대표는 공격적인 영국 로펌의 성향대로 한국 변호사시장에 대한 적극적 공략 방침도 밝혔다. 그는 “골드만삭스, 화이자 등 기업 고객들이 한국 법률에 대한 자문을 요구한다”며 “법률시장이 개방되면 사안에 따라 분야별로 강한 한국 로펌과 손잡고 법률서비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진출한 대형 외국 로펌 중 한국 로펌과의 제휴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LA파이퍼는 소속 변호사가 4200명으로 세계 최다인 데다 작년 매출(약 2조5000억원)과 M&A 실적 등에서도 세계 1위다. DLA파이퍼가 국내 로펌과 제휴하면 국내 로펌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대표는 그러나 “(제휴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의 법률시장 개방계획에 따르면 유럽 로펌에 대해선 올 7월부터, 미국 로펌에 대해선 내년 3월부터 2단계로 국내 법률시장이 개방된다. 7월부터 유럽 로펌들은 국내 로펌과 공동수임이 가능하며, 국내법도 국내 로펌을 통해 간접적으로 자문할 수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