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4도 못 녹인 스마트폰 시장 '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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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축소에 소비자들 지갑 닫아…신제품 출시 불구 매장 '썰렁'
"시간 지나면 가격 떨어져" 학습효과로 구매 미뤄
"기능·디자인 새롭지 않다" 구입 필요성 못 느끼기도
"시간 지나면 가격 떨어져" 학습효과로 구매 미뤄
"기능·디자인 새롭지 않다" 구입 필요성 못 느끼기도
“지난주 금요일부터 13대 팔았어요. 그 중 갤럭시S4는 2대 나갔네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휴대폰 판매점. 열 평 남짓한 매장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판매점 사장은 “한창 보조금이 많았던 올초와 비교하면 매장을 찾는 사람이 반으로 줄었다”며 “그나마도 ‘얼마냐’고 묻기만 하고 비싸다며 돌아서는 고객이 많다”고 울상을 지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 팬택의 베가아이언 등 연이어 신제품이 쏟아졌지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 규제 강화로 통신사와 제조사가 보조금을 풀지 않고 있어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8일부터 통신3사의 휴대폰 보조금 지급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가면서 스마트폰 시장 ‘빙하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갤S4 판매량 갤S3의 절반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나온 삼성의 갤럭시S4는 7일까지 12일간 15만대(개통량 기준) 팔렸다. SK텔레콤에서 7만대, KT와 LG유플러스에서 3만5000대씩 판매된 것이다. 직전 모델인 갤럭시S3는 출시 당일 하루 만에 5만대, 열흘 만에 30만대가 개통됐다. 이와 비교하면 갤럭시S4의 판매 실적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LG전자의 옵티머스G프로, 팬택의 베가넘버6 베가아이언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판매량을 짐작할 수 있는 번호이동 건수도 올초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 1월 116만3720건에 육박하던 번호이동은 지난 3월 75만3345건으로 3개월 만에 35.2% 급감했다. 갤럭시S4 등 신제품이 쏟아진 4월에도 전달 대비 10%가량 늘어난 83만1115건에 그쳤다.
◆가격 떨어지기만 기다려
최근 스마트폰이 잘 안 팔리는 가장 큰 이유는 보조금 때문이다. 청와대가 3월 이례적으로 ‘불법 보조금 근절 의지’를 밝히면서 휴대폰 시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방통위가 아니라 청와대가 직접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정권 초기부터 통신사나 제조사가 청와대의 경고를 무시한 채 보조금을 무작정 풀 순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줄어든 탓도 있다. 1~3월 통신사 영업정지 기간에 보조금 시장이 과열되면서 스마트폰 교체 수요자 중 상당수가 번호이동을 통해 휴대폰을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3 옵티머스G 등에 70만원에 육박하는 보조금이 붙으면서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을 교체했다”고 말했다. 아직 바꾸지 않은 대기 수요자들도 신제품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통신사들의 보조금 폭탄으로 갤럭시S3 값이 17만원까지 떨어졌던 ‘학습 효과’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됐던 갤럭시S4의 반응이 무덤덤한 것도 요인이다. 삼성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 합정동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장은 “갤럭시S4를 권해도 고객들은 ‘갤럭시S3와 다른 게 뭐냐’며 시큰둥해한다”며 “디자인이나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비슷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당분간 ‘냉각기’ 계속될 듯
보조금 규제로 시장이 냉각된 상태지만 방통위는 8일부터 다시 불법 보조금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7월께 보조금 과열 경쟁을 주도한 사업자 한 곳을 선별해 과징금 부과나 영업정지 등 강력한 제재를 취할 방침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한 제품에 8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붙어도 수수방관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청와대와 방통위의 의지가 강해 최소 한두 달간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삼성전자의 갤럭시S4, 팬택의 베가아이언 등 연이어 신제품이 쏟아졌지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 규제 강화로 통신사와 제조사가 보조금을 풀지 않고 있어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8일부터 통신3사의 휴대폰 보조금 지급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가면서 스마트폰 시장 ‘빙하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갤S4 판매량 갤S3의 절반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나온 삼성의 갤럭시S4는 7일까지 12일간 15만대(개통량 기준) 팔렸다. SK텔레콤에서 7만대, KT와 LG유플러스에서 3만5000대씩 판매된 것이다. 직전 모델인 갤럭시S3는 출시 당일 하루 만에 5만대, 열흘 만에 30만대가 개통됐다. 이와 비교하면 갤럭시S4의 판매 실적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LG전자의 옵티머스G프로, 팬택의 베가넘버6 베가아이언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판매량을 짐작할 수 있는 번호이동 건수도 올초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 1월 116만3720건에 육박하던 번호이동은 지난 3월 75만3345건으로 3개월 만에 35.2% 급감했다. 갤럭시S4 등 신제품이 쏟아진 4월에도 전달 대비 10%가량 늘어난 83만1115건에 그쳤다.
◆가격 떨어지기만 기다려
최근 스마트폰이 잘 안 팔리는 가장 큰 이유는 보조금 때문이다. 청와대가 3월 이례적으로 ‘불법 보조금 근절 의지’를 밝히면서 휴대폰 시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방통위가 아니라 청와대가 직접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정권 초기부터 통신사나 제조사가 청와대의 경고를 무시한 채 보조금을 무작정 풀 순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줄어든 탓도 있다. 1~3월 통신사 영업정지 기간에 보조금 시장이 과열되면서 스마트폰 교체 수요자 중 상당수가 번호이동을 통해 휴대폰을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3 옵티머스G 등에 70만원에 육박하는 보조금이 붙으면서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을 교체했다”고 말했다. 아직 바꾸지 않은 대기 수요자들도 신제품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통신사들의 보조금 폭탄으로 갤럭시S3 값이 17만원까지 떨어졌던 ‘학습 효과’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됐던 갤럭시S4의 반응이 무덤덤한 것도 요인이다. 삼성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 합정동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장은 “갤럭시S4를 권해도 고객들은 ‘갤럭시S3와 다른 게 뭐냐’며 시큰둥해한다”며 “디자인이나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비슷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당분간 ‘냉각기’ 계속될 듯
보조금 규제로 시장이 냉각된 상태지만 방통위는 8일부터 다시 불법 보조금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7월께 보조금 과열 경쟁을 주도한 사업자 한 곳을 선별해 과징금 부과나 영업정지 등 강력한 제재를 취할 방침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한 제품에 8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붙어도 수수방관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청와대와 방통위의 의지가 강해 최소 한두 달간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