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9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앞두고 금리 동결과 인하 전망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새정부 출범 이후 계속돼왔다. 한국은행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경기부양 기조에 맞춰 정책 공조에 나서지 않겠냐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한은이 '동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높다고 점쳤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채권전문가의 70% 이상이 오는 9일 열리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채권전문가 122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1.3%는 한국은행이 5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금리 동결을 전망했던 응답자(42.1%)보다도 높아진 수치다.

최동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동결을 예상하며 "금리 인하를 통한 투자와 내수 수요 진작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고 올 하반기 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정책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대내외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정책 스탠스를 변경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최 연구원은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번 동결 결정 당시 금통위원들의 투표 결과가 4 대 3으로 나뉘었다" 며 "당분간 총재와 부총재, 문우식, 임승택 위원의 동결 입장에 따른 현재 표 대결 구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많다.

오동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회복 탄력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회복세 역시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며 "하반기 경기가 급격하게 좋아질 가능성이 낮은 상태에서 굳이 동결을 고수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호주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등 통화완화정책을 결정한 마당에 한은도 글로벌 동조에 나설 가능성 있다" 며 "이번 달에 동결을 하더라도 상반기 중 한 차례 인하 가능성은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현행 연 2.75%로 유지했다. 지난해 7월과 10월에 0.25%포인트씩 낮춘 뒤 여섯 달째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