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직을 놓고 ‘내부 출신’ 5명과 ‘외부 출신’ 8명 등 13명이 경쟁을 벌인다. 이 중 우리은행장을 지낸 이덕훈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및 이종휘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이순우 현 우리은행장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우리금융 출신 5명 경합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6일 차기 회장 후보 공모를 위한 서류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13명이 서류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우리금융 내부 출신 중에서는 5명이 신청서를 냈다. 이덕훈 대표와 이종휘 위원장은 예상대로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이 대표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2001년부터 3년 동안 우리은행장을 지냈다. 이 위원장은 옛 한일은행 출신으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은행장을 역임했다. 고심을 거듭하던 이순우 우리은행장 역시 막판에 응모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준호 우리금융지주 부사장도 참여했다. 김 부사장은 행시 22회 출신으로 감사원을 거쳐 하나은행 부행장, 기업은행 감사 등을 지냈다. 윤상구 전 우리금융 전무도 신청서를 냈다. 윤 전 전무는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을 맡았던 인물로 2011년 초 우리은행장직에 도전하기도 했다.

금융계에서는 당초 예상대로 이 대표, 이 위원장, 이 행장 등이 차기 회장 후보 자리를 놓고 사실상 ‘3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데다 조직의 동요 없이 우리금융 민영화를 이뤄낼 수 있는 후보자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노조와의 관계를 무난하게 이끌어 노사 갈등을 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이 대표는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같은 서강대 출신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계 5명, 금융계 2명도 지원

외부 인사 대부분은 헤드헌팅 업체에서 추천하는 형식을 통해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중 박근혜정부와 인연이 깊은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눈에 띈다. 조 교수는 지난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경제2분과 민간위원을 지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청와대나 정부와 교감을 갖고 지원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교수 외에도 박상기 숭실대 교수와 국찬표 서강대 교수, 표학길 서울대 교수, 고영호 전 상지영서대 학장 등이 지원했다.

금융권 출신 외부 인사는 2명이다. SC제일은행 투자금융사업부문 대표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대표 등을 거친 김은상 전 삼정KPMG 부회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코스닥증권시장 전무와 삼성증권 경영고문, 한화그룹 금융부문 사장 등을 역임한 유시왕 씨도 경쟁에 참여했다. 신청자 중 한 명인 유용복 씨는 무직으로, 스스로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료 출신 중 회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던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과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은 신청 서류를 내지 않았다. 이종구, 배영식 전 국회의원도 역시 도전장을 내지 않았다.

회추위는 7일부터 서류 심사에 들어간다. 9일께 두 번째 회추위를 열어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달 중순까지 인터뷰를 마치고 내정자를 뽑아 회장 후보를 단수로 추천하게 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