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업계 1분기 실적 비교해보니…도요타 뺀 車메이저 영업이익 급감
현대·기아자동차 외에 미국 GM과 독일 폭스바겐도 엔저의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도요타가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을 크게 늘린 반면 이들 3개 업체의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GM·폭스바겐도 엔저 타격

5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자동차 4개사의 올해 1분기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도요타가 243만대로 1위에 올랐다. 도요타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975만대)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내수시장 침체와 중국 내 반일감정 탓에 1분기 판매가 작년 동기보다 2.2% 줄었지만 엔저 효과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다.

기업 실적평가 전문기관인 IBES의 전망치에 따르면 도요타의 1분기 매출은 70조4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조2500억원으로 60.5% 급증했다. 도요타는 혼다, 닛산 등 일본 3사 중에서도 엔저 효과를 가장 많이 봤다. 일본에서 생산한 후 해외로 수출하는 비중이 22%로 닛산(14%) 혼다(4.7%)보다 높기 때문이다.

도요타 실적 호전의 최대 피해자는 미국 GM이었다. 일본에서 해외로 수출된 차량의 38%가 미국으로 건너갔기 때문이다. GM은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량을 늘렸지만 유럽 시장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236만대를 팔았다. 일본 업체들과 인센티브 경쟁이 심해지면서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줄어든 40조42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1조9700억원)은 18.2% 줄었다. 폭스바겐도 판매량(227만대)은 5.1% 늘었지만 영업이익(3조3700억원)은 26% 감소했다.

◆현대·기아차, 해외 공장 신증설

현대·기아차는 대규모 리콜과 내수침체,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 엔저 등 3중고 속에 1분기 판매량(187만대)을 전년 동기보다 6.3% 늘렸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의 공세로 고전했지만 중국에서 선전하면서 판매감소를 막았다. 2005년 현대차의 전체 판매량 중 미국 비중은 19.4%였지만 지난해에는 15.6%까지 떨어졌다.

현대·기아차의 1분기 매출은 1.6% 늘어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19.2%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해외 현지 생산을 늘리고 ‘제값받기’를 강화할 방침이다.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 장기화로 인한 생산차질로 해외 공장 신증설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일 “공장은 기회만 있으면 더 지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현대·기아차는 740만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해 3강에 이어 2중(르노닛산, 현대·기아차)으로 분류된다”며 “공장 신증설로 생산량을 늘리면 3강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전예진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