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직장의 신’이 젊은 샐러리맨들 사이에 인기다.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직장인들의 삶을 풍자적으로 그려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샐러리맨들이 드라마에 공감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연봉을 드라마의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일 듯하다.

이처럼 연봉은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예비 직장인들의 공통된 관심사다. 직장인들 사이에 직장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연봉의 수준으로 귀결된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던 시대에서 자신보다 친구의 연봉이 많으면 배가 아픈 시대가 됐다. 그만큼 연봉은 모든 이들의 관심사다.
'연봉 1등·연봉 꼴찌 회사' 어딘가 봤더니
신한·하나금융지주 연봉 1억 이상

그렇다면 업종 대표 기업 샐러리맨들의 연봉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한경비즈니스가 현재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의 연봉을 조사한 결과 상위권 기업의 평균 연봉은 6235만 원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은행, 증권, 지주회사, 운수·장비, 전문 기술·기타 서비스, 통신, 화학, 전기·가스 순으로 연봉이 높았다.

연봉을 보면 한국 산업의 기상도를 짐작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연봉이 높은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은 많은 우려 속에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반면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는 종이·목재·출판, 섬유·의복 등은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았다.

업종별로는 평균 연봉 8668만 원을 기록한 은행이 1위를 차지했다. 평균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곳도 신한금융지주(1억1000만 원)·하나금융지주(1억400만 원) 등 두 곳이나 됐다. KB금융(9500만 원)·우리금융지주(9400만 원)·메리츠금융(9294만 원)·외환은행(9090만 원) 등도 평균 연봉이 9000만 원을 넘었다. 반면 지방은행은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았다. 세부적으로는 DGB금융이 8300만 원, BS금융지주 7300만 원, 전북은행 6500만 원, 제주은행 5900만 원 등이었다.

‘금융의 꽃’으로 불리는 증권사 직원들은 두 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연봉 8379만 원을 기록한 증권 업종에서는 KTB증권이 9636만 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증권이 9499만 원으로 2위에 올랐다. 이 밖에 NH농협증권(9473만 원)·현대증권(9113만 원) 등이 연봉 9000만 원 이상 기업 명단에 올랐다. 금융권에서는 보험 업종이 또한 10위에 랭크됐다. 재보험회사인 코리안리가 9866만 원의 연봉으로 1위를 차지하며 ‘꿈의 직장’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LIG손해보험(8579만 원)·메리츠화재(6982만 원)·현대해상(6799만 원)·삼성생명(6399만 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기업 위의 기업’으로 불리는 지주회사들도 평균 연봉 7948만 원으로 업종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고 연봉 기업은 S&T중공업·S&T모티브 등의 자회사를 둔 중견그룹 S&T홀딩스. S&T홀딩스는 1억400만 원의 연봉을 신고해 지주회사 중 가장 높은 연봉을 기록했다. 지주회사 중에서 연봉 1억 원이 넘는 곳은 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들 외에는 S&T홀딩스가 유일하다. S&T홀딩스 뒤로는 SK (8600만 원)·SBS미디어홀딩스(8400만 원)·코오롱(8233만 원) 등이 이름을 보였다.

운수·장비 업종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질주에 힘입어 4위에 랭크됐다. 현대자동차(9400만 원)·기아자동차(9100만 원) 등이 9000만 원대의 높은 연봉을 기록하며 1, 2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현대모비스(8500만 원)·대우조선해양·만도·삼성중공업 등이 모두 77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연봉 1등·연봉 꼴찌 회사' 어딘가 봤더니
'연봉 1등·연봉 꼴찌 회사' 어딘가 봤더니
전기·장비, 의료·정밀, 어업·광업 하위권

방송과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연봉도 평균 7669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SBS가 9200만 원으로 맨 위에 이름을 올렸고 삼성엔지니어링(8200만 원)·제일기획(7900만 원) 등이 연봉이 높은 기업으로 분류됐다. 인터넷 기업인 NHN과 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의 평균 연봉은 각각 7634만 원, 7016만 원이었다.

유통 분야도 연봉이 높은 업종이었다. 유통 업종에서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LG상사로 9051만 원의 연봉을 기록했다. 이어 E1(8500만 원)·SK가스(7800만 원)·글로스텍(7241만 원) 등의 순을 보였다. 삼성물산(7100만 원)·현대홈쇼핑(6463만 원)·현대종합상사(5927만 원)·대우인터내셔널(5800만 원) 등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그룹 자회사들이 몰린 기계 업종의 평균 연봉은 6487만 원으로 나타났다. 두산엔진(7726만 원)·두산인프라코어(7000만 원)·두산중공업(6990만 원) 등이 2, 3, 4위에 나란히 랭크됐다. 이 분야에서 연봉이 가장 높은 기업은 한라비스테온공조로 평균 8885만 원의 연봉을 기록했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삼성SDI(7300만 원)·삼성테크윈(7000만 원)·삼성전자(6970만 원)가 나란히 1, 2, 3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LG전자(6400만 원)·삼성전기(6355만 원)·신성솔라에너지(5800만 원) 등이 이었다. 업종 평균 연봉은 6230만 원을 기록했다.

반면 전기전자 업종을 비롯해 운수·창고, 음식료품, 의약품, 비금속 광물, 종금 등은 상대적으로 연봉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장비, 의료·정밀, 어업·광업, 기타 제조 업종은 모두 평균 연봉이 5000만 원 미만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연봉 1등·연봉 꼴찌 회사' 어딘가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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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