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총장 김일섭)은 지난 24일 저녁 서울 대현동 aSSIST 서울캠퍼스에서 ‘MBA의 모든 것’이라는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서는 주최기관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동문뿐 아니라 서울대, KAIST, 성균관대 SKK GSB 등 국내 주요 경영전문석사(MBA)들이 MBA 지원 예정자들에게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MBA 지원 예정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취업 시장에서의 MBA 취득자의 경쟁력과 역량에 대해 기업 인사담당자와 인재개발(HR) 컨설턴트들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됐다.

MBA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직장인, 학생 등 110여명이 참석해, 밤 10시가 넘는 시간까지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행사에 참석한 110여명 중 향후 MBA에 지원할 계획이 있거나, 현재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인원이 77%에 달했다.

신호상 aSSIST 입학처장은 “그간 대학원장이나 주임교수가 학교 특징과 MBA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입시설명회는 많았지만 왜 MBA가 필요한지, MBA 진학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 수요자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리는 많지 않았다”며 “MBA 예비 지원자들에게 종합적이고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런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aSSIST는 오는 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을지로입구역 페럼타워에서 ‘i-MBA 해외복수학위 과정’ 설명회를 열어 이 과정에 대한 상세한 커리큘럼과 입학자격에 대해 안내할 예정이다.

한국경제는 ‘MBA의 모든 것’ 행사 강연자들의 발표 전문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강연자

①배기표 코페티션컨설팅 대표 (SNU MBA)

②유용미 이언그룹 이사 (aSSIST-알토대 복수학위 MBA)

③도재헌 핀란드 알토대 EMBA 한국 총괄 디렉터 (aSSIST 교육운영본부장)

④남지현 A그룹 경영전략실 과장 (aSSIST-알토대 복수학위 졸업 MBA)

⑤김강민 B금융 투자금융본부 대리 (KAIST 테크노MBA)

⑥이유용 ㈜미래디피 대표 (aSSIST-뉴욕주립대 MSTM 복수학위 MBA)

⑦강효석 골프존 전략기획실장 (SKK GSB MBA)

⑧위견 스위스로그 코리아 지사장 (SNU MBA)

⑨김민우 ㈜엠피디에이 본부장 (aSSIST-알토대 복수학위 MBA)

⑩Q&A





①배기표 코페티션컨설팅 대표 (SNU MBA)

<자기소개> MBA를 마치고 ‘착한 MBA 착한 CEO’ 책을 출간했다 현재는 코페티션컨설팅을 창업해 협상전략 컨설턴트 일을 하고 있다. MBA 이전에는 회계사로서 회계 법인 및 대기업 회계팀에 있었다.

MBA는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역량을 배워가는 과정이다. CEO는 최고의사결정권자다. CEO로서 합리적이고 종합적인 경영 판단 능력을 배워갈 수 있는 과정이 바로 MBA다.

MBA의 핵심은 스펙이나 인맥 만들기가 아니라 스스로가 CEO로서 필요한 역량을 제대로 배우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단편적인 업무를 떠나서 향후 한 조직의 대표나 임원으로서 회사 전체의 업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CEO의 역량을 배울 수 있다.

MBA 취득 전, 기업의 전체가 아닌 하나의 분야에 해당하는 단편적인 활동에 국한된 일을 하다보니 개별적인 사안을 볼 때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거나 지엽적인 지식으로 사물을 단편적으로 보려고만 했다. MBA를 통해 종합적이고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었다. MBA를 딴 다른 사람들도 공통적으로 이런 얘기를 가장 많이 한다.

통합적인 안목과 CEO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과정에서 ‘착한 CEO’가 돼야 한다고 느꼈고, 졸업 후 그와 관련된 책을 출간했다. 컨설팅의 최종 목적은 지속 가능한 성장이다. 선하고 착하게 살아가는 것이 기업들이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성장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MBA에서 다양한 기업 사례분석을 통해 지속 가능 성장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②유용미 이언그룹 이사 (aSSIST-알토대 복수학위 MBA)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에디터 및 헤드헌터로 일을 하면서 직장인들의 경력개발 코칭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인사조직, 심리학, 경영학 등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게 됐고,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MBA 커리큘럼을 선택했다.

MBA를 마치고 배운 것들을 써 먹고 싶다는 결심에 컨설팅 분야로 경력전환을 해서 현재 4년째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기업이 원하는 바를 가까이서 봐왔기 때문에 MBA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겠다.

솔직하게 말하면 MBA가 물고기를 잡아주진 않는다. 하지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MBA 출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BCG(보스턴컨설팅그룹)는 활발하게 MBA 출신을 고용할 예정이다. 우리는 MBA 학위를 취득한 이들의 뛰어난 능력을 인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미국, 유럽의 MBA 학위 출신자들을 눈 여겨 볼 것이다.”(제임스 플랏 BCG MBA 전문인력 인사담당)

“빚 져가면서 미국 MBA 땄더니 졸업 후 연봉이 더 낮아졌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쳐 실질 초봉이 감소했다.”(월스트리트저널)

많은 이들이 MBA를 통해 기대하는 바는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모든 이유의 이면에는 ‘지금보다 더 잘 되고 싶어서’라는 이유가 있다. MBA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1)경력을 도약하고 싶어서, 타부서로 이동하고 싶어서, 다른 일(이직)을 하고 싶어서

2)역량을 강화하고 싶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잘 하고 싶어서)

3)인맥 형성을 위해(주니어가 아닌 30-40대들은 인맥을 많이 기대한다. 특히 국내 MBA는 자신이 해보지 않은 산업 분야에 대해서 접해볼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4)자기만족 - 배움의 기쁨, 자신감 확보, 학벌 상승 등



그렇다면 기업은 MBA에게 무엇을 기대할까. 기업에서 MBA 출신자들에게 기대하는 바는 아래와 같다.

1)전략수립능력 - 전략적 문제해결 능력을 활용하여 전략 방향에 부합하는 단계적 실행기획

2)협상능력- 토론, 프레젠테이션(PT)에서 협상력, 설득력을 기반으로 해당 기업이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문제해결

3)재무적 해석능력 - 조직 제반에 필요한 재무, 회계 지식,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성 제고

4)어학능력



채용시장에서 MBA 출신에게 기대하는 위의 4가지를 MBA 졸업 후 얻지 못한다면, 실패다. 또한 MBA에 지원하고자 하는 나의 희망이 위 네 가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MBA 진학을 다시 한번 고민해보길 바란다. 그렇다면, 기대하는 것과 다른 실제 MBA를 졸업하면 얻을 수 있는 것과 얻을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MBA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업무를 하거나, 이직을 할 때 자신감, 자부심이 생긴다는 점이다. 또 여러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다양한 산업, 다양한 기업을 배울 수 있어 비즈니스 시야를 넓힐 수 있다. 전략 방법론과 정보수집 분석능력을 배울 수 있다. 모든 수업에 PT와 토론이 많기 때문에 프레젠테이션 실력이 향상된다. 마지막으로 여러 직군에서 지원을 하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인맥이 생성된다.

MBA 취득만 했다고 해서 무조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은, 먼저 연봉상승이다. 연봉상승에 도움은 될 수 있겠지만 MBA 학위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에서의 받은 석사학위, 박사학위 등은 기업의 선호 대상이 아니다. 기존에는 희소성이 있었지만, 해당 직무에서 해외 학위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높은 연봉을 주면서 해외 학위를 받은 사람을 뽑는 사례가 줄어들고 있다.

한 가지 예로 해외에서 박사를 딴 사람이 기간제 직원(계약직)을 지원했다. 기간제인데 괜찮냐 물었더니, 국내 사정을 잘 몰라 채용이 잘 안 되고 기대 연봉이 높아 뽑아 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박사학위를 받은 분야가 회사에서 원하는 전문분야일 확률도 적고, 능력이 있으니까 오래 다니지 않을 거라는 짐작 때문에 취업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둘째로 MBA가 보장해주지 않는 것은 이직에 성공하는 것이다. 학부 졸업한지 얼마 안된 3년 미만의 신입이라면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5년 이상의 경력자는 어렵다. 학부 전공과 연관이 있거나 현재 하던 일과 조금이라도 연결이 돼야 MBA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예컨대 IT 회사의 엔지니어가 IT 회사의 경영전략 분야로 가고 싶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채용시장에서 MBA를 선호하는 곳은 다음과 같다 전략기획, 컨설팅, 금융 분야에서는 MBA를 계속 선호하고 있다. 그리고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으면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사람을 원하는 중소기업이나 벤처의 임원으로 갈 수 있다. 예를 들어 학부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이후 MBA를 취득한 사람처럼 시장을 알고 비즈니스도 아는 사람은 희소성이 있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파견이 필요한 업무나 특정 기업은 해외 MBA 경험자를 선호한다.

MBA 프로그램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각각의 MBA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다르다.

비즈니스에 대한 부분, 다양한 경험을 취하고 싶다면 국내 야간 MBA가 좋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이 오기 때문에 여러 직급의 네트워크 형성도 가능하다. 보다 심도 있는 학문을 배우고 싶다면 주간 MBA가 좋다. 야간은 직장인들이 주로 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깊이 있게 배우기 어렵다. 해외 취업이나 해외경험, 어학 능력을 기대한다면 해외 MBA를 추천한다. 어느 쪽에 니즈가 있는지 고민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내 능력치도 함께 고려해라.



다음은 MBA를 어떻게 활용하면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다.

1)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선택하라. 내가 왜 MBA를 하고자 하는가,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가를 명확하게 정한 다음에 들어와야 한다.

2) 전문분야하고 연관성을 확보하라. 내 전문분야를 가지고 있을 때 MBA를 취득하면 플러스 요인이 되지, 완전히 다른 전공으로 가기 위해서 MBA를 취득한다면 기대하는 것을 이루기 어렵다.

3) 현실성 있는 방안을 선택하라. 해외든 국내든 내가 처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라.

4) 열정적으로 공부하라. 학위만 가지고 있다고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노력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MBA 학위가 빛을 발한다. 그러려면 열정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입학해서 1년 반~2년 열심히만 한다면 MBA가 다음의 10년을 책임져 줄 것이다.



③도재헌 핀란드 알토대 EMBA 한국 총괄 디렉터 (aSSIST 교육운영본부장)

유럽형, 한국형, 미국형 MBA 차이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미국 MBA는 2년 주간 풀타임(Full-time) 중심의 과정이 많다. 그리고 워튼스쿨(펜실베이니아대)하면 금융,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슬론스쿨은 기술개발이 특화된 것처럼 학교별 특징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학교마다 각 자신의 고유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과 학생들이 주니어(직장경력 2-3년) 레벨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계량화 중심의 깊이 있는 학문을 가르치는 편이다.

유럽 MBA는 1년~2년의 교육기간부터, 풀타임(Full-time), 파트타임(Part-time) 등 다양한 기간과 유형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INSEAD는 1년 과정, 알토대는 1.5년~2년 과정을 개설하는 등 최근 들어 점점 단기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스템도 유연하다. 교육생들의 요구, 교육생을 파견하는 기업이나 시장의 요구에 발빠르게 변화한다. 전략, 재무, 회계, 인사, 마케팅 등 기본적인 과목 외에 환경경영, 윤리경영 등 새로운 과목에 대한 적응과 도입이 빠르다.

미국이든 유럽이든 한국에서든 MBA에 대한 통념이 변화하고 있다. 몇년 전만 해도 명문 MBA를 취득하면 그것만으로 연봉이 수직 상승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MBA는 아카데믹한 경영지식을 가르치는 대학원이 아니라 비즈니스맨으로서 능력을 발현하기 위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을 하는 곳이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최대한 빨리 효율적으로 전문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과정이 MBA다.

국내 MBA 프로그램도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특정 산업을 이해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이 늘어나고 있다. KAIST 사회적기업가MBA, aSSIST 영업혁신 MBA, 이화여대 헬스케어MBA, 숙명여대 호스피탈리티MBA 등 각 산업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경영에 대한 종합적인 안목을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맨을 양성하는 과정이 개설됐다.

또 다른 변화는 MBA의 보편화다. 2012년 GMAC(미국경영대학원 입학위원회)가 전세계 주요 755개 MBA와 359개 경영과정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학비가 비싼 최우수 MBA일수록 지원자수 감소하고 있다. 또 브룩스 홀텀 미국 조지타운대 맥도너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이제 MBA는 아주 예외적인 학위가 아니다”라며 MBA의 보편화에 대해 말했다.



④남지현 A그룹 경영전략실 과장 (aSSIST-알토대 복수학위 졸업 MBA)

과거엔 ‘MBA만 따면 연봉이나 직급이 올라간다’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요즘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MBA가 도움이 된다.

기업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력직을 뽑는 것이다. 신입을 뽑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건비 대비 효율성 지표(ROI)나 적재 적소에 인재 투입이라는 측면에서 경력직을 제대로 뽑는 것이 회사의 성과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력사원을 채용할 때 MBA를 요구한다. 체감상 70% 이상이다. 우리 그룹도 MBA 출신의 경력직이 연봉이나 직급 상승에 있어 공채보다 6~7년 정도 앞서고 있다.

회사 내에서도 인정을 받는 위치로 이동하려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게 MBA라고 생각한다. MBA가 있으면 길게 근무하고, 팀장급으로 갈 수 있다. 회사 내부에서도 MBA 학위가 있으면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감이 생기니, 조금 더 성과가 좋고, 자연스럽게 빨리 승진하고, 연봉도 오를 수 있다.



⑤김강민 B금융 투자금융본부 대리 (KAIST 테크노MBA)

집안 사정으로 학부 때부터 안정된 직장을 우선적으로 생각했었다. 신분보장이 된 직장을 찾았고, 노동부 산하에 있는 공공기관에 취업을 했다.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야근이 많았고, 일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내가 10년, 20년 후에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요즘 취업에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고용에 대한 안정성’도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했다. 7000만원을 모으고 나서야 ‘이제 회사를 그만둬도 되겠다. 싶은 것을 해도 되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직에 계속 있을수록 나보다 높은 직급에 분들과 똑같아지겠다는 두려움이 들어서 과감하게 사표를 냈다.

처음엔 큰 변화를 꿈꾸며, 미국으로 유학을 갈 생각으로 미국 MBA도 고려했었다. 이후 여러 학교와 과정들을 찾아보다, 평소 하고 싶었던 금융 분야로 선택을 좁혔다. KAIST 테크노MBA에 입학해 대학교 때 못했던 동아리 활동,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 많은 경험을 했다.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적성을 개발하는데 노력을 많이 했고, 2개월의 방학 동안 필리핀에서 영어공부도 열심히 해서 이후 독일 유러피안 비즈니스 스쿨 금융공학 과정으로 교환학생도 다녀왔다.

사춘기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라면 MBA는 ‘사회(직장)에서의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배우는 시간인 것 같다. 꼭 경영자나 고위 임원진이 아니더라도 ‘내가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느 위치의 사람이 될 것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⑥이유용 ㈜미래디피 대표 (aSSIST-뉴욕주립대 MSTM 복수학위 MBA)

한양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삼성전자 프린트 사업부에 취직했다. 엔지니어로 일을 하다가 기술기획부로 가서 기획업무를 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고민이 많아졌다. 물리학 전공을 했던 터라 기획이나 경영학 지식에 대한 목마름이 컸고 MBA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직장과 병행하면서 다닐 수 있는 aSSIST MBA 복수학위 과정을 선택했다. MBA 취득 후 기술을 기획하는 부서가 아닌 비즈니스를 기획하는 부서로 이동해서 비즈니스 기획을 하게 됐다. 이후 미래컴퍼니 회사로 이직했고 현재는 미래컴퍼니 자회사인 미래디피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삼성에 재직할 때 국내 최초로 컬러프린터를 개발하는 등 회사에서 원하는 성과를 내며 만족스런 회사생활을 했다. 기술기획 업무를 하면서부터 비즈니스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공부하고 싶어졌다. 엔지니어로서 길을 걸어오면서 쌓아온 다양한 경험들을 퍼즐처럼 맞춰서 하나의 완성된 결과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회사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MBA 지원을 하게 됐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밤을 새며 주말과 휴일을 저당 잡히고 치열하게 공부했다. 그 결과 MBA를 통해서 얻은 것이 정말 많기에 전혀 후회는 없다.

비즈니스는 오케스트라처럼 하모니를 이뤄야 하는 과정이란 것을 배웠다. 리더십, 금융, 전략, 경영지식 등 여러가지 것들을 모두 알아야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복잡한 구조들을 분석하고 단순화하는 능력을 키웠다. 엄청난 일을 맡게 된다고 해도 예전처럼 부담스럽게 생각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정보를 구하고, 툴을 이용해 정보를 가공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MBA는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그리고 개인 능력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동문들도 큰 혜택이다. 모두 자신만의 분야에서 ‘나 이정도 한다’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모여서 좌절도 하고 배움을 통해 더욱 레벨업 되는 과정을 보면서 서로에게 끊임없는 자극이 된다.



⑦강효석 골프존 전략기획실장 (SKK GSB MBA)

MBA가 나의 인생을 어떻게 바꿨는지, 3가지 변화에 대해 말하고 싶다.

첫째는 일이다. 학부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삼성에버랜드에서 조경 설계 및 환경 R&D분야에 조경 관련 업무를 했다. 기획업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3년 뒤 운이 좋게 기획팀으로 옮기게 되었다. 기획팀에 있었던 덕분에 회사지원으로 MBA를 다닐 수 있었다. 당시 기획팀에서도 기획업무를 담당했었지만 단순한 사업 기획에 국한된 일이었다면, MBA 취득 이후에 현재 하고 있는 일은 회사 전체의 손익과 이슈를 관리하는 관리회계의 일을 맡고 있다.

둘째는 직장이다. 삼성에버랜드에서 13년 근무하다가, 이직을 해서 현재는 골프존에서 일하고 있다.

셋째로 직책의 변화이다. 삼성이라는 큰 조직에서 차장으로 퇴사했지만, 회사의 부속품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차장이라는 직급에 있어도 그룹장이나 팀장의 지시를 받아서 단순히 지시하는 업무만 하는 수준이었다. 보고서를 쓰고, 올리고, 리뷰를 받아 수정을 하는 단순한 업무를 했다면, 지금은 회사의 전반적인 이슈를 관리하는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아마 MBA를 다니지 않았다면 아직까지도 보조자에 머물렀을 거다.

MBA를 통해서 하는 일을 바꾸니, 직장이 바뀌었고, 자연히 직책이 바뀌었다. MBA가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MBA 지원을 고려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투자 대비 효율(ROI)이다. 회사에서 지원을 해준다면 가장 좋은 경우다. MBA를 고려하고 있다면 내일 당장 인사팀에 달려가서 알아봐라.

다만 MBA의 ROI를 숫자로만 따지면 안 된다. 내 인생에 있어서 이것이 왜 필요한지, 내가 MBA 취득을 통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 MBA 졸업생이 많아지면서 점점 ROI는 하향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MBA를 따면 좋겠지…’하는 단순한 기대는 하면 안 된다. 내가 스스로 투자를 회수하겠다는 생각으로 도전하고 노력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달성할 수 있을 거다.



⑧위견 스위스로그 코리아 지사장 (SNU MBA)

직장인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이 같은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MBA는 ‘해야 할 일’이다. 하고 싶은 일을 잘하게 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게 MBA이기 때문이다.

공간과 교육, 주위사람을 바꾸면 사람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MBA는 교육은 물론, 주위사람을 바꾸는 것을 통해 사람을 변화하게 만든다. 변화하면 기회가 온다. MBA에 다닐 때 스위스로그에서 400만원을 줄 테니 마케팅 리서치를 해달라는 공고가 학교 게시판에 떴다. 직접 연락해서 이렇게 하면 절대 한국에 지사를 못 낸다고 설득하고, 지사를 내는 방법을 알려줄 테니 2만달러 달라고 했다. 결국 더 적은 금액으로 협상을 하긴 했지만 PT를 진행하고 이후 스위스로그 지사장 자리를 받았다.

MBA의 가장 큰 장점은 네트워크 인 것 같다. 다양한 분야의 동기생들이 있어 정보를 얻기 쉽고 좋은 멘토가 생긴다.



⑨김민우 ㈜엠피디에이 본부장 (aSSIST-알토대 복수학위 MBA)

2012년 2월 회사 지원을 통해 다녔던 MBA를 졸업하고 웅진그룹 최연소 차장으로 승진을 했다. 그리고 4월 회사를 그만두고 작은 벤처 임원으로 이직해서 해외에 교육 솔루션을 수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MBA를 지원하던 당시 고민이 정말 많았다. 과장이라는 중간관리자 직급이 의사결정자는 아니고, 밑에서는 똑똑한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고, 매일 하는 업무만 하니 지쳐가고, 회사에 너무 주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우물 안의 개구리란 생각이 컸다. 교육업계에 있다 보니 회사내에서도, 또 외부 미팅을 나가도 같은 업계 다니는 사람들만 만나 답답했다. 10년 넘게 다니신 임원을 옆에서 보면서 10년 후의 내 모습에 대한 생각이 많이 고민됐다. 내가 제일 잘되면 될 수 있는 모습인데 전혀 부럽지가 않았다.

MBA를 선택하는데 있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목표를 뚜렷이 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면서 탈 것(어떤 MBA를 고를지)부터 생각한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이름만 보고 판단한다거나, 심지어 가까운 곳을 선택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 고려했던 것은 총 3가지였다.

먼저 경력 단절 및 업무 공백이 생기면 안된다고 생각했기에 주말에 할 수 있는 직장 병행 과정을 찾았다. 그리고 향후 꼭 글로벌 스테이지에 머무르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가지는 해외학위를 동시에 주는 과정을 찾았다. 마지막으로 동문들이 어떤 사람들이 있는가를 조사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서는 너무 젊거나 직장경력이 없는 사람들 보다는 평균경력이 높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선택하게 됐다.

MBA를 지원하기 전에, 내가 왜 MBA 하려고 하는지, MBA 다음에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묻고 명확한 답을 찾는게 중요하다. 그 다음 서치나 인터뷰 등을 통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해서 과정을 결정해라. 그리고 MBA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강력하게 전념할 필요가 있다. 직장과 병행하다가 지쳐 포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픈마인드와 적극적인 학습 태도를 지녀라. 그렇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⑩Q&A

1. MBA 선택에서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는가?

(이유용) 삼성전자에 있을 때부터 해외 출장을 많이 다니다 보니, 글로벌적 측면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해외학위를 꼭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국내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위주로 찾았다.

(김강민) 공공기관 경력에서 일반 기업으로의 이직이나 창업을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동문 네트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대표이사급이나 임원급 말고 실무진이 많은 곳을 선택했다. 금융에 대해 고민이 많았기 때문에 금융에 대한 커리큘럼이 잘 짜진 곳, 그리고 학비가 싼 곳을 찾았다.

2. 이직 또는 승진 시 MBA가 어떤 혜택이 되었는가?

(강효석) MBA 학위는 특정 인력풀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경영관리부서로 이동할 때도 ‘이 친구는 MBA 학위가 있으니 뭘 시켜도 할 수 있겠지’하는 회사의 기대를 받았다. 골프존으로 이직할 때도 전략기획 실장이라는 자리가 회사의 전반적인 사업을 알아야 하고, 손익과 이슈를 파악하고, 사고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MBA 학위가 플러스가 됐다. 학위가 없었다면 그 풀 안에 들어갈 수도 없었고, 선택 받는 기회도 잡을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김민우) 대놓고 가점을 주진 않지만, 사내에서 MBA에 대한 묵언의 인정이 있다. 나의 경우, 워크샵도 빠지고, 장기해외출장도 거부하고, 매주 금요일마다 MBA 수업 때문에 정시에 칼퇴근을 했어도 승진을 한걸 보면, MBA 덕분에 분명 플러스 점수를 받았을 거라 생각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