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0일(현지시간)과 다음 달 1일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예상의 근거로 미국의 낮은 물가 상승률을 제시했다.

미국의 지난 1분기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2%로 연준의 물가 억제 목표치인 2%를 훨씬 밑돌고 있다.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 물가와 원유 등 원자재 가격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미국의 3월 수입 물가는 전월보다 0.5% 하락했고 1년 전에 비해서는 2.7% 내려갔다.

전년 대비로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하락세다.

최근 원유 가격은 1년 전보다 10% 떨어졌고 금 가격 역시 11% 내려갔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이 정도까지 낮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양적 완화에도 물가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연준이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없이 부양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가 연준 목표치보다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양적 완화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물가 뿐만 아니라 실망스런 고용 상황도 연준의 양적 완화 유지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의 지난 3월 실업률은 7.6%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져 2008년 12월 이후 4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비농업 부문의 신규 일자리는 8만8천개 늘어나는데 그쳐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자리 찾기가 힘들어지자 실업률 통계에 포함되는 구직 단념자들이 늘어나 실업률이 하락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부진한 고용 상황도 연준의 양적 완화 유지에 이유가 된다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