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 고졸채용 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스펙 파괴'를 내걸고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실제 고졸자가 취업으로 이어졌는지 확인이 안돼 허울 뿐인 '전시형 채용'이란 지적도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이 고졸채용 면접은 진행하면서 막상 결과에 대해선 확인을 꺼리거나 투명한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서울모터쇼에서 수입차 채용박람회를 진행한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측은 고졸채용 결과에 대해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39개 딜러사가 참가해 고졸자 포함 영업 및 기술직 등 신규 채용 인력만 500여명을 뽑는다고 사전 홍보했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해당 딜러들이 필요한 인재를 뽑기 때문에 고졸 인력의 취업 현황은 확인이 힘들다" 며 "추후 정확한 취업 인원은 파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접 기회만 주고 최종 합격자는 대졸 중심으로 뽑는 건 아닌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그나마 고졸 채용을 늘린 수입차 업체는 BMW코리아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고졸 인력 10명을 채용했으며 올해 30명 정도 뽑을 계획" 이라며 "마이스터고 출신의 정비기능인력과 자동차 관련 학과가 있는 공업·기술고 학생들의 채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완성차 회사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도 고졸 채용 인원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코엑스에서 진행한 제2회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열어 고졸 인력을 대거 뽑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행사장엔 면접을 보러 온 교복 입은 고등학생 구직자들이 많았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1차 부품 협력사들은 생산직과 사무직의 대졸 및 고졸 사원 1만5000여명을 뽑았다. 하지만 해당 합격자 중 고졸 채용 인원은 확인이 되지 않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기업들이 스펙보다 열정과 실력을 우선시하는 '열린 채용'을 강조하지만 기회만 주고 최종 채용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