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日 오릭스-STX, 에너지 계열분리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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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동반부실 위험 차단"…STX "자금난 틈타 헐값 인수 시도"
▷마켓인사이트 4월28일 오후 3시30분
STX그룹이 일본 종합금융그룹인 오릭스와 STX에너지의 계열분리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STX에너지의 최대주주인 오릭스는 그룹의 재무적 위험이 옮겨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계열분리를 요구하고 있으나 STX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오릭스, 지분 최대 90% 확보 가능
28일 채권단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릭스는 STX그룹에 STX에너지를 STX기업집단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오릭스는 지난 23일 보유하고 있던 STX에너지 교환사채(EB)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50%의 지분을 확보, 2대주주에서 1대주주로 올라섰다. (주)STX의 지분율은 43.15%로 축소됐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해관계자의 요청에 따라 기업을 기업집단(그룹)에서 제외할 수 있다. 단, 출자자 간 합의·계약으로 그룹총수와 관계없는 독립 경영인이 ‘사실상’ 경영하고 있다고 인정받아야 한다.
친족 간에 계열분리를 할 땐 모그룹이 분리 대상기업의 지분을 3%(비상장 10%)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는 지분율 요건이 있다. STX에너지는 오릭스와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친족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독립 경영인에 대한 공정위의 판단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릭스는 동반 부실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STX에너지의 계열분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에너지는 STX그룹 계열사 중 가장 수익성이 나은 회사다. 지난해 말 매출 1조2873억원에 영업이익 675억원, 순이익 303억원을 올렸다. 그룹 계열사 간 지급보증도 없다. 단, STX건설의 기업어음(CP)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지원해줬다. STX그룹에 STX에너지가 남아 있으면 계열사 지원 규모가 커질 수 있는 데다 그룹 리스크로 인해 자금조달 비용이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오릭스는 지난해 말 STX에너지에 3600억원을 투자하면서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면 지분율을 최대 90%까지 취득할 수 있는 옵션을 달아놨다. 재무위험이 높은 자회사 STX솔라(지분율 86.7%)를 STX그룹이 장부가로 매입해주지 않을 경우, STX건설의 CP나 해외 자원개발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등이다.
○STX, “자금난 이용한 경영권 탈취 시도”
이에 대해 STX그룹은 오릭스가 그룹이 재무적 어려움에 빠진 것을 이용해 STX에너지의 경영권을 뺏으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TX 관계자는 “STX에너지의 계열분리를 반대한다”며 “오릭스가 그룹의 급한 자금사정을 악용해 불평등 조항을 삽입, 국가 기간산업을 편취하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오랜 재무파트너로서 신의 성실에 바탕을 두고 에너지 지분 매각 계약을 맺었는데 그룹이 어려움에 빠지자 지나친 경영 개입의사를 내비치고 있다”고 했다.
STX그룹은 오릭스가 인사권을 남용해 이사회를 장악하려고 한다고도 덧붙였다. STX 측은 지난 2월 STX에너지 대표이사로 김대유 (주)STX 사장을 선임하려 했으나 오릭스 측 반대로 무산됐다. 현재 STX에너지의 대표이사는 강 회장이 맡고 있다. 8명의 등기임원 중 3명이 오릭스 측 인사다. 이종철 오릭스 한국투자총괄대표와 오시마 유키 오릭스 글로벌 본부장이 비상근이사를, 박인섭 전 오릭스저축은행 기획관리본부장이 감사를 맡고 있다.
오릭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악의 경우 STX그룹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지분을 90%까지 확보하게 되더라도 한국의 에너지 업체와 제휴해 STX에너지를 경영할 계획”이라며 “STX에너지를 일본 회사로 만들 생각이 없다”고 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오릭스, 지분 최대 90% 확보 가능
28일 채권단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릭스는 STX그룹에 STX에너지를 STX기업집단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오릭스는 지난 23일 보유하고 있던 STX에너지 교환사채(EB)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50%의 지분을 확보, 2대주주에서 1대주주로 올라섰다. (주)STX의 지분율은 43.15%로 축소됐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해관계자의 요청에 따라 기업을 기업집단(그룹)에서 제외할 수 있다. 단, 출자자 간 합의·계약으로 그룹총수와 관계없는 독립 경영인이 ‘사실상’ 경영하고 있다고 인정받아야 한다.
친족 간에 계열분리를 할 땐 모그룹이 분리 대상기업의 지분을 3%(비상장 10%)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는 지분율 요건이 있다. STX에너지는 오릭스와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친족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독립 경영인에 대한 공정위의 판단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릭스는 동반 부실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STX에너지의 계열분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에너지는 STX그룹 계열사 중 가장 수익성이 나은 회사다. 지난해 말 매출 1조2873억원에 영업이익 675억원, 순이익 303억원을 올렸다. 그룹 계열사 간 지급보증도 없다. 단, STX건설의 기업어음(CP)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지원해줬다. STX그룹에 STX에너지가 남아 있으면 계열사 지원 규모가 커질 수 있는 데다 그룹 리스크로 인해 자금조달 비용이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오릭스는 지난해 말 STX에너지에 3600억원을 투자하면서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면 지분율을 최대 90%까지 취득할 수 있는 옵션을 달아놨다. 재무위험이 높은 자회사 STX솔라(지분율 86.7%)를 STX그룹이 장부가로 매입해주지 않을 경우, STX건설의 CP나 해외 자원개발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등이다.
○STX, “자금난 이용한 경영권 탈취 시도”
이에 대해 STX그룹은 오릭스가 그룹이 재무적 어려움에 빠진 것을 이용해 STX에너지의 경영권을 뺏으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TX 관계자는 “STX에너지의 계열분리를 반대한다”며 “오릭스가 그룹의 급한 자금사정을 악용해 불평등 조항을 삽입, 국가 기간산업을 편취하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오랜 재무파트너로서 신의 성실에 바탕을 두고 에너지 지분 매각 계약을 맺었는데 그룹이 어려움에 빠지자 지나친 경영 개입의사를 내비치고 있다”고 했다.
STX그룹은 오릭스가 인사권을 남용해 이사회를 장악하려고 한다고도 덧붙였다. STX 측은 지난 2월 STX에너지 대표이사로 김대유 (주)STX 사장을 선임하려 했으나 오릭스 측 반대로 무산됐다. 현재 STX에너지의 대표이사는 강 회장이 맡고 있다. 8명의 등기임원 중 3명이 오릭스 측 인사다. 이종철 오릭스 한국투자총괄대표와 오시마 유키 오릭스 글로벌 본부장이 비상근이사를, 박인섭 전 오릭스저축은행 기획관리본부장이 감사를 맡고 있다.
오릭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악의 경우 STX그룹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지분을 90%까지 확보하게 되더라도 한국의 에너지 업체와 제휴해 STX에너지를 경영할 계획”이라며 “STX에너지를 일본 회사로 만들 생각이 없다”고 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