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선 엘리베이터를 찾는 게 참 어렵다. 대개 구석에 박혀 있고 제대로 된 안내 표지판도 별로 없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은 정문에서 엘리베이터까지 가장 짧은 거리를 택해도 1분은 족히 걸어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찾기 어려운 것은 상품을 고객에게 최대한 노출시키려는 백화점의 전략과 관련이 있다.

고객이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버리면 상품을 보여줄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신 백화점은 에스컬레이터를 매장 정중앙에 설치한다. 고객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각 층에 있는 물건을 먼발치에서라도 볼 수 있도록 해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다.

또 에스컬레이터 옆 벽면에 디스플레이를 설치, 세일이나 기획상품전 등의 행사를 홍보할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배치 자체가 마케팅 전략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