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2,100,000,000유로(약 3546조2450억원).

유럽 경제위기 3년…3500조원 수혈에도 '악화일로'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지금까지 쏟아부은 돈이다. 2010년 4월23일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불거진 유럽 재정위기 3주년을 맞아 한국경제신문이 삼성경제연구소에 의뢰해 산출한 수치다.

ECB가 유럽 각국의 국채 매입을 통해 푼 돈(1조1315억유로)과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을 통해 유럽 각국에 빌려준 돈(1조187억유로), 그리스 등 재정위기에 빠진 4개국에 직접 지원한 구제금융(2719억유로)을 모두 합한 액수다.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부강한 독일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다.

이같이 엄청난 돈을 풀었지만 유럽 재정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리스의 재정위기로 시작된 유럽 위기가 스페인 등의 은행권으로 번진 데 이어 제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적 제조업 강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 기업들이 신용 경색과 내수시장 위축으로 흔들리고 있다.

2001년 360만대였던 프랑스의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168만대까지 줄어들며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에서 밀려나는 굴욕을 맛봤다. 이탈리아에서는 4만5000개 기업이 단기 자금 압박으로 문을 닫았다. 2011년 대비 16% 늘어난 수치다.

지난 1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공장 가동률은 76.5%로 그리스 구제금융 직후 위기감이 만연했던 2010년 3분기(77.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고용과 세입의 핵심인 기업으로 위기가 전이되면서 유로존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윤선/노경목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