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샤프가 올 여름부터 삼성전자에 노트북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지난 달 6일 삼성전자로부터 자본을 유치하고 '한일 전자동맹'을 구축한 샤프가 삼성과의 공조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샤프는 삼성전자를 위해 가메야마 공장에서 11.6인치 이그조(IGZO)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월 8만 장의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을 가공하고 있다. 이 중 3~4만 장을 이그조 패널로 생산하고 있다.

이그조 패널은 샤프만이 생산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액정을 구현하는 기반 기술인 인듐 (In), 갈륨(Ga), 아연 (Zn), 산소(O2)의 앞 글자를 따 IGZO로 불린다. 산화물 반도체를 적용하기 때문에 기존 실리콘 소재 LCD보다 화질은 70% 가량 밝고 전력은 80% 적게 소모한다. 지금까지 이그조 패널은 애플 아이패드와 샤프의 자체 제품에만 탑재해왔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샤프에 지분투자를 한 이유가 이그조 패널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할 만큼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노트북용 이그조 패널 공급은 샤프와 삼성전자 모두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샤프는 삼성전자에 패널을 공급해 현재 60% 수준인 가야마 공장의 조업률을 70~80%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삼성전자도 중형급 LCD 패널의 공급처를 삼성디스플레이 외에 다변화할 수 있게 된다. 이그조 패널을 탑재한 신형 노트북을 통해 침체된 PC 시장에서 판매 확대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샤프 지분 3.04%를 104억 엔(한화 약 1200억 원)에 인수해 5대 주주가 됐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