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떨어지자 버핏이 웃는다
금값 하락에 워런 버핏(사진)이 웃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이틀간 금값이 14% 이상 급락해 헤지펀드매니저인 존 폴슨 등이 손해를 보는 동안 워런 버핏과 그가 운영하는 벅셔해서웨이의 주주들은 행복해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핏은 지난해 2월 금이 트로이온스(31.1g)당 1700달러 이상까지 올랐을 때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주식이 채권이나 금보다 바람직한 투자처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투자자들은 미래에 다른 사람들이 금을 더 원하게 돼 값이 오를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금을 사고 있다”며 “금보다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권했다.

버핏은 금 자체가 생산적이지 않기 때문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봤다. 전 세계 금을 모두 합치면 21㎥의 정육면체가 된다. 그 가치는 9조6000억달러. 미국의 모든 농지를 사고,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인 엑슨모빌만한 회사 16개를 인수하고도 1조달러가 남을 정도다.

버핏은 “금을 살 돈으로 농업, 제조업체 등에 투자하면 농산물 등 상품을 생산하고 배당 등도 얻을 수 있다”며 “금은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그대로 남아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그는 주식 투자에 집중했다.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은 세계적인 금융그룹 웰스파고앤드컴퍼니였다. 한 해 동안 160억달러를 투자, 주식 5520만주를 사들였다. 버핏은 제너럴모터스(GM) 주식을 2500만주 매입하고 디지털 위성방송서비스회사인 다이렉TV(1370만주), 의료기기업체인 다비타(1090만주) 등에 대한 투자도 늘렸다. 화학제품 무역업체인 루브리즐과 식품가공업체인 하인즈, 미국 온라인 쇼핑몰인 오리엔탈 트레이딩 등에도 877억달러를 투자했다.

버핏 덕에 벅셔해서웨이 주주들도 이익을 보고 있다. 올 들어 벅셔해서웨이의 주식 수익률은 18%로, S&P500지수의 상승률인 8.8%의 두 배가 넘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