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비싸도 좋다…경쟁사 제품도 좋다" 모바일 D램 물량확보 전쟁
삼성과 LG는 물론 대만 HTC, 일본 소니 등이 전략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D램 반도체 공급부족이 가시화할 조짐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뿐 아니라 일본 엘피다에서도 스마트폰용 D램을 공급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팍스콘은 이미 시장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주고 D램을 입도선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IM 부문장)은 18일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SK하이닉스 모바일 D램 구매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검토 중에 있다”고 답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SK하이닉스에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의 10%가량(3000만~4000만대 추산)에 들어갈 모바일 D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신 사장이 이를 처음 언급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 D램 업계 3위인 일본 엘피다에도 비슷한 물량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선사업부는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3분기 모바일 D램 공급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 반도체의 경쟁사로부터도 물량을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기존 거래처와의 신뢰 확보 등 문제로 생산물량을 모두 무선사업부로 돌릴 수 없는 처지다. 신 사장은 이날 갤럭시S4의 선주문량을 묻자 “정확한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갤럭시S3보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D램 공급 부족은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D램 업계가 신규 투자 대신 기존 PC용 생산라인을 모바일용으로 돌리는 식으로 대응해온 데 따른 것이다.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갤럭시S4뿐 아니라 소니 HTC 노키아 LG 등도 3~5월 사이 새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한다”며 “2분기에는 모바일 D램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겠지만 3분기 스마트폰 수요가 늘면 모바일 D램 공급이 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바일 D램 부족은 PC, TV 등 다른 제품에 들어가는 D램 수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D램 업계가 모바일 제품 공급을 위해 PC용 생산을 줄이면서 PC용 D램값은 넉 달째 오름세다. 3월 하순 D램(2Gb DDR3) 고정거래가는 1.31달러로 작년 말에 비해 61.7%나 올랐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반도체 R&D 산·관·학 협력…5년간 250억 투자

기업과 정부가 돈을 대고 대학·연구소가 기술을 개발하는 산·관·학 연구개발(R&D) 사업이 반도체 분야에서 처음으로 시도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SML코리아 등 6개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미래 반도체 소자개발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앞으로 산업부와 6개 기업은 매년 25억원씩, 향후 5년간 최소 250억원을 미래 반도체 소자관련 원천기술 개발에 공동 투자한다.

이 사업은 미국의 민·관 반도체 연구 컨소시엄인 SRC(Semiconductor Research Corporation) 모델을 벤치마킹했다. 이번 사업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반도체 장비 점유율 세계 5위권 안에 포진한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ASML, 도쿄일렉트론, LAM리서치 등도 참여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