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기관간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 규모가 증가세를 이어가 1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제 2금융권 콜차입 규제 정책 안정화와 연기금 직접 거래, 일임형 펀드 거래 등이 레포 거래 활성화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1분기 기관간 레포 거래금액은 110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거래잔액도 26.7% 늘어난 2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기관간 레포시장은 중개회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1분기 전체 기관간 레포 거래잔액 26조6000억원 가운데 79.9%인 21조3000억원이 중개기관을 통해 체결됐다. 이는 직거래로 이뤄지는 장기 외화레포 거래를 제외한 원화 레포거래 22조2000억원 가운데 96.0%를 차지하는 높은 수치다.

거래 참가 업종별로는 국내증권사, 국내증권사 신탁, 자산운용사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1분기 거래 잔액을 기준으로 레포매도(자금 조달)는 국내 증권사(34.9%), 국내증권사 신탁(24.9%)이 주도했고, 레포매수(자금 운용)는 국내증권사 신탁(26.1%), 자산운용사(24.6%) 순으로 집계됐다.

예탁원 측은 "국내 증권사들은 1분기 말 기준으로 증권을 레포매도해 9조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며 "증권사 신탁의 경우 레포매도와 매수 양 측에서 모두 활발하게 참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간 레포거래의 매입통화별 거래잔액은 1분기 말 원화가 22조1000억원(83.3%)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조원 늘었고, 외화의 경우 원화환산기준 4조5000억원으로 약 5000억원(16.7%)로 5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전체 기관간 레포 거래잔액 증가분(5조6000억원)은 원화거래 상승의 결과라고 예탁원은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