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이 그룹내 계열사 물류 발주 물량을 중소기업에 직발주 경쟁입찰을 통해 나눠주겠다고 발표하면서 현대글로비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현대기아차그룹내 물류를 담당하고 있어 실적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현대차그룹의 대책 발표가 현대글로비스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18일 "현대글로비스와 연관이 있는 물류 전환 물량은 약 4800억원 수준"이라며 "이는 지난해 현대글로비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의 4% 정도에 불과해 전환 물량 전액이 매출에서 제외되더라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간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현대글로비스 등이 여론의 뭇매를 맞아왔는데 이번에 현대차그룹이 선제적인 대응책을 제시하면서 리스크가 해소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란 평가다. 주가에도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향후 실적 우려에 대한 리스크도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가 이번 현대차그룹의 대책 발표를 어떤 방향으로 해석하는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민석 신한금융투자 소재중공업팀장은 "공정위 등 정부가 이번 현대차그룹의 대책에 대해 만족한다면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리스크는 완전 해소될 전망"이라며 "다만 반대의 경우라면 정부가 과징금 폭을 넓히거나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옥죌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추가 손실액 발생 우려는 해갈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이날 오후 1시 30분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전날보다 5500원(3.31%) 떨어진 16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25.05% 가량 곤두박질쳤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