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원자재 회사의 탄생이 임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상무부가 세계 최대 상품무역업체인 글렌코어와 광산업체인 엑스트라트의 합병을 승인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새로운 회사는 시가총액 900억달러 규모로 인수·합병 규모로는 세계 최대다. 새 회사는 HBP빌리턴, 베일, 리오틴토에 이어 세계 4위의 자원 그룹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전 세계 아연 생산량의 11%를 차지하고 유럽에서의 시장점유율을 40%로 끌어올린다. 글렌코어는 다음달 2일까지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국내 구리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던 중국당국은 글렌코어가 페루의 대형 구리 광산 라스밤바스를 매각하고 현재와 같은 조건으로 중국에 구리를 판매하겠다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FT는 “글렌코어가 라스밤바스를 제때 매각하지 않으면 엑스트라트 소유의 필리핀, 아르헨티나, 파푸아뉴기니의 광산 중 한 곳을 매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2월부터 합병을 시도했지만 유럽, 중국, 남아프리카 등 규제 당국과 주주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0월 경영권 이양 문제로 반대하던 엑스트라트 주주들이 입장을 바꾸며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같은 해 11월 아연시장 독점을 우려하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도 글렌코어가 보유한 세계 최대 아연제련업체인 니르스타의 지분 7.8%를 처분하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여기에 중국정부의 승인으로 15개월간 끌어온 합병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