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대표주자인 금값이 30여년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폭락했다는 소식에 금관련주(株)들이 일제히 약세다.

고려아연은 16일 오전 9시7분 현재 전날보다 9.12% 내린 25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전날에도 14% 이상 밀려나며 하한가(가격제한폭)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날 급락세로 고려아연은 매매일 기준으로 4일째 떨어지고 있으며 연중 최저가 기록을 경신 중이다.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6~7% 이상 동반 급락 중이다.

TIGER금은선물은 같은 시간 전날 대비 6.94%의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고 KODEX골드선물도 7.41% 떨어진 1만375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값은 이날 새벽 뉴욕 상품거래소(NYSE)에서 하루 만에 9.3% 떨어진 온스당 1361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1980년 이후 33년 만에 기록한 하루 최대 하락폭이다. 은값도 -12% 가까이 급락했다.

금값은 최근 연일 폭락세로 심리적 지지선이던 1400달러를 하향 돌파한데 이어 2011년 사상 최고가 대비 20% 이상 하락, 향후 가격 전망 역시 부정적이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금값 폭락에 대해 "최근 키프로스가 220억 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에 합의하면서 보유 중인 금 매각 우려가 귀금속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 주말부터 키프로스뿐만 아니라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금매각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지난 12년 연속 상승했던 금값 상승 랠리가 끝나고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금 ETF의 투기적 포지션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실물 금을 보유하는 ETF의 포지션 감소가 실물 시장에서의 귀금속 가격 하락의 또 다른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