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의 9·11…결승점 주변 "쾅…쾅" 순식간에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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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마라톤 테러 - 특파원 르포 / 3명 사망 180여명 부상 '참혹한 현장'
달리던 참가자·관중 뒤엉켜 화염 속 비명·울음바다
오바마 "비겁한 테러…누구 짓인지 바닥까지 밝힐 것"
달리던 참가자·관중 뒤엉켜 화염 속 비명·울음바다
오바마 "비겁한 테러…누구 짓인지 바닥까지 밝힐 것"
미국 보스턴 시내 백베이 지역에 도착한 건 15일 오후 9시(현지시간)께. 약 6시간 전 두 개의 폭발물이 터지면서 보스턴 마라톤 참가자와 관람객 3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180여명이 다친 테러 현장이다.
보스턴의 랜드마크 빌딩인 푸르덴셜 센터가 있는 이곳은 평소에는 관광객과 쇼핑객들로 붐비는 지역이지만 이날은 군용 장갑차와 경찰차, 소방차가 내는 사이렌 소리와 경광등 불빛으로 흡사 전장을 방불케 했다. 연방수사국(FBI), 미국 국토안보조사청(HSI) 요원들의 삼엄한 경계 속에 거리는 완전히 통제됐다.
이날 오후 2시50분께. 세계 4대 마라톤 대회인 보스턴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은 이곳에 설치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었다. 선두 그룹이 결승선을 통과한 지 세 시간 정도 지난 후였다. 10초 간격으로 두 번 우레와 같은 폭발음이 났다. 관람객들을 위해 쳐놓은 바리케이드 뒤쪽에서였다. 현장은 비명과 울음소리가 뒤섞여 아비규환으로 바뀌었다. 피투성이가 된 관람객들이 현장을 빠져나가고 연기가 사라지자 팔다리가 잘려나간 수십명의 부상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3명의 사망자 중에는 마틴 리차드라는 이름의 8세 소년도 포함돼 있었다. 나머지 두 명의 사망자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 현장 인근의 웨스틴호텔에서 만난 클라우디아 바이튼티(48)는 “남편이 마라톤에 참가했는데 천만다행으로 폭발 30분 전 결승선을 통과했다”며 “폭발 당시 31층에 있는 호텔 방에서 진동이 느껴졌고 깜짝 놀라 내려다본 현장은 말 그대로 참혹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 전날 발생한 사건에 대해 “비겁한 테러행위”라고 지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외국인이 저질렀는지, 내국인이 했는지 불분명하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어떤 개인이나 단체도 정의의 무게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선 기자회견에서는 “우리는 실수하지 않을 것이며 사건의 바닥까지 접근해 누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밝혀낼 것”이라고 했다.
FBI와 경찰은 아직 용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폭발 당시 부상을 당한 20세의 사우디아라비아인을 심문하고 그의 집을 수색했지만 아직 뚜렷한 혐의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브리핑에서 “테러 행위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으며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잔인한 테러행위”라고 사건을 규정했다.
만약 테러로 밝혀질 경우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본토에서 사상자를 낸 첫 테러로 기록될 전망이다. 뉴저지에서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온 팀 깁(31)은 “당초 보스턴에서 하룻밤 더 묵을 생각이었지만 당장 이 도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9·11 테러 당시 목숨을 잃은 가족과 친구들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1897년부터 시작된 보스턴 마라톤은 매년 50여만명의 참가자와 관람객이 모이는 이 지역 최대의 스포츠 행사다. 미국의 독립혁명을 기념하는 4월 셋째주 월요일인 패트리어츠데이에 열린다.
이날 마라톤에 참가한 선수만 2만3000여명에 달했다. 범인이 이날 보스턴 마라톤을 목표로 삼은 것도 수많은 사람이 운집하는 행사인 데다 보스턴 마라톤이 갖는 상징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보스턴의 랜드마크 빌딩인 푸르덴셜 센터가 있는 이곳은 평소에는 관광객과 쇼핑객들로 붐비는 지역이지만 이날은 군용 장갑차와 경찰차, 소방차가 내는 사이렌 소리와 경광등 불빛으로 흡사 전장을 방불케 했다. 연방수사국(FBI), 미국 국토안보조사청(HSI) 요원들의 삼엄한 경계 속에 거리는 완전히 통제됐다.
이날 오후 2시50분께. 세계 4대 마라톤 대회인 보스턴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은 이곳에 설치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었다. 선두 그룹이 결승선을 통과한 지 세 시간 정도 지난 후였다. 10초 간격으로 두 번 우레와 같은 폭발음이 났다. 관람객들을 위해 쳐놓은 바리케이드 뒤쪽에서였다. 현장은 비명과 울음소리가 뒤섞여 아비규환으로 바뀌었다. 피투성이가 된 관람객들이 현장을 빠져나가고 연기가 사라지자 팔다리가 잘려나간 수십명의 부상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3명의 사망자 중에는 마틴 리차드라는 이름의 8세 소년도 포함돼 있었다. 나머지 두 명의 사망자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 현장 인근의 웨스틴호텔에서 만난 클라우디아 바이튼티(48)는 “남편이 마라톤에 참가했는데 천만다행으로 폭발 30분 전 결승선을 통과했다”며 “폭발 당시 31층에 있는 호텔 방에서 진동이 느껴졌고 깜짝 놀라 내려다본 현장은 말 그대로 참혹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 전날 발생한 사건에 대해 “비겁한 테러행위”라고 지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외국인이 저질렀는지, 내국인이 했는지 불분명하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어떤 개인이나 단체도 정의의 무게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선 기자회견에서는 “우리는 실수하지 않을 것이며 사건의 바닥까지 접근해 누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밝혀낼 것”이라고 했다.
FBI와 경찰은 아직 용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폭발 당시 부상을 당한 20세의 사우디아라비아인을 심문하고 그의 집을 수색했지만 아직 뚜렷한 혐의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브리핑에서 “테러 행위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으며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잔인한 테러행위”라고 사건을 규정했다.
만약 테러로 밝혀질 경우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본토에서 사상자를 낸 첫 테러로 기록될 전망이다. 뉴저지에서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온 팀 깁(31)은 “당초 보스턴에서 하룻밤 더 묵을 생각이었지만 당장 이 도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9·11 테러 당시 목숨을 잃은 가족과 친구들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1897년부터 시작된 보스턴 마라톤은 매년 50여만명의 참가자와 관람객이 모이는 이 지역 최대의 스포츠 행사다. 미국의 독립혁명을 기념하는 4월 셋째주 월요일인 패트리어츠데이에 열린다.
이날 마라톤에 참가한 선수만 2만3000여명에 달했다. 범인이 이날 보스턴 마라톤을 목표로 삼은 것도 수많은 사람이 운집하는 행사인 데다 보스턴 마라톤이 갖는 상징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