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5개월 만에 출근…'원조 캐시카우' 반도체부터 챙겨
이건희 삼성 회장이 5개월 만에 출근, 반도체부터 챙겼다. 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전통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원)였으나 최근 스마트폰, TV 등 완제품만큼 성장하지 못해 정체돼 있다. 1974년 한국반도체를 개인 돈으로 인수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이 회장은 반도체에 큰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16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했다. 지난해 11월30일 집무실을 찾은 이후 137일 만이다.

출근 직후 그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으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았다. 오찬회의는 권오현 부회장, 전동수 메모리사업부 사장, 우남성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등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단과 함께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4월 출근을 시작한 뒤 점심 때 관심있는 분야의 임직원을 만나는 ‘오찬 경영’을 해오고 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사업, 투자 현황에 대해 들은 뒤 매출을 키워 스마트폰 등 완제품 부문과 균형을 이뤄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최근 변곡점을 맞고 있다. 급성장하던 시스템반도체는 최대 고객인 애플과의 관계 악화로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상황이다. D램 등 메모리사업은 신제품 개발, 미세공정 전환이 한계에 부딪혀 경쟁사와의 격차가 줄고 있다.

이 회장이 다시 현장경영에 나섬에 따라 미래 사업구상이 어떻게 제시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월11일 출국했던 이 회장은 지난 6일 귀국한 뒤 “미래 사업구상을 많이 했다. 건강은 괜찮고, 열심히 뛰어 정부를 돕겠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