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6000억 지원 받는다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상반기 중 6000억원을 STX조선에 지원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자금은 채권단이 채권 비율대로 골고루 나눠 내기로 했다.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2일 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외환은행 등 채권 금융기관들과 신규 자금지원에 대한 설명회를 열어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6000억원은 상반기 중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막아 부도가 나지 않도록 하고, 선박 제작을 지속하는 데 드는 금액이다.

STX조선은 모두 9950억원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 중 7570억원이 올해 만기가 된다. 다음달 4일 1000억원, 7일 2000억원 만기가 돌아오고 6월에도 2700억원을 막아야 한다.

채권단은 자금 지원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오는 22일까지 서면 동의서를 제출하기로 했지만 기본적으로 당장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동의하는 채권단 비율이 채권금액 기준 75% 이상이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채권단 가운데 산업은행은 이미 지난 9일 1500억원을 STX조선에 지원했다. 8일 저녁 자율협약에 대한 동의서가 모두 접수되자 일단 9일이 만기인 회사채 1070억원을 막고 회사 운영 자금 등으로 쓸 돈을 대준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남은 금액은 채권단이 채권비율대로 나눠 내기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또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을 통해 이날 STX조선 재무상태에 대한 실사를 시작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 결과가 나오는 데는 약 6주가 걸릴 예정”이라며 “6월 초에는 실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채권단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채무를 조정하고 신규 자금 지원과 자산매각·구조조정 등이 포함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6월 말까지 STX조선에 채무상환을 유예해 주고 한도성 여신 거래를 터 주는 방안 등도 같이 논의됐다. 채권단 중 일부는 STX그룹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만큼 추가 지원을 할 때 금리를 올리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STX조선이 이를 감당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주장이 우세해 금리 인상안은 유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