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오른쪽부터), 중국의 아마추어 골퍼 관톈랑, 더스틴 존슨이 9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 10번홀 페어웨이에서 캐디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하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오른쪽부터), 중국의 아마추어 골퍼 관톈랑, 더스틴 존슨이 9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 10번홀 페어웨이에서 캐디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하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8년을 기다렸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세계 프로골프 대회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77회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에서 다섯 번째 그린재킷(우승자에게 입혀주는 옷)을 노린다.

지난주부터 대회장인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7435야드)에서 연습해온 우즈는 마스터스에 맞춰 모든 컨디션을 조절해왔다. 우즈는 2008년 US오픈 우승 이후 5년간 메이저대회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마스터스에선 2005년 우승컵을 안은 지 8년이 흘렀다. 우즈가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8년간 우승하지 못한 대회는 마스터스가 유일하다.

◆우즈 “메이저 20승이 목표”

메이저 14승을 기록 중인 우즈가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메이저 최다승(18승)을 넘어서려면 올해와 내년에 최소한 2~3승을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즈의 ‘절친’으로 유명한 노타 비게이 3세는 “우즈가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18승을 넘어 20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스터스 최다 우승자는 니클라우스(6회)다. 우즈는 아널드 파머(미국)와 함께 역대 마스터스 우승 순위에서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우즈가 오거스타내셔널GC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스윙 연습을 하는 도중 볼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우즈가 오거스타내셔널GC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스윙 연습을 하는 도중 볼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우즈는 투어에서 측정하는 퍼트랭킹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린 스피드가 빨라 ‘유리 그린’이라는 악명이 붙은 오거스타에서 그의 퍼트가 위력을 발휘하면 적수가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즈의 우승 사냥에 가장 큰 걸림돌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다. 시즌 초반 나이키로 클럽을 교체한 뒤 고전하던 매킬로이는 지난주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우즈에게 뺏긴 랭킹 1위 탈환에 나선다.

◆한국인 첫 챔프 탄생할까

한국계 선수는 2011년 7명, 지난해 5명에서 올해 4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컷 탈락의 쓴맛을 봤던 최경주(SK텔레콤)는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6위에 오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2009년 우즈를 꺾고 PGA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양용은(KB금융그룹)도 아시아 최초 메이저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출전한다. 재미교포 케빈 나(타이틀리스트)는 지난해 대회에서 공동 12위에 올라 올해도 선전이 기대된다.

지난해 상금랭킹 28위에 올라 첫 마스터스 초청장을 받은 존 허는 올해 유틸리티클럽을 제외한 모든 클럽을 핑에서 테일러메이드로 교체한 뒤 고전하고 있다. 존 허는 “클럽 교체로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다행히 혼다클래식부터 내게 맞는 클럽을 찾았다”고 말했다.

◆마스터스 징크스 깨질까

마스터스에는 깨지지 않는 징크스가 있다. ‘벨리 퍼터’ 사용자의 우승을 허용하지 않은 유일한 메이저가 마스터스다. PGA챔피언십(키건 브래들리), 브리티시오픈(어니 엘스), US오픈(웹 심슨) 등은 벨리 퍼터 우승자를 배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2000년 이후 그린재킷을 입는 유럽 선수가 나오지 않는 것도 징크스다. 유럽은 1999년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이 두 번째 우승컵을 안은 이후 마스터스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 기간에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선수가 루크 도널드(영국), 리 웨스트우드(영국), 마르틴 카이머(독일), 매킬로이 등 4명이나 되지만 그 누구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한 선수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고 개막 전날 이벤트로 열리는 ‘파3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선수가 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도 이어지고 있다. 총 94명이 출전한 이번 마스터스에서 상위 44명은 물론 선두와 10타 차 이내 선수가 3라운드에 진출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