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올레 스타 오디션’에 참석한 한 지원자가 면접관 앞에서 5분 자기PR을 하고 있다.  /KT 제공
KT ‘올레 스타 오디션’에 참석한 한 지원자가 면접관 앞에서 5분 자기PR을 하고 있다. /KT 제공
지난 6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비바람을 뚫고 ‘KT올레잡페어’에 참석하기 위해 우산을 쓴 학생들이 줄을 이었다. 올 상반기 300명(인턴 포함)을 공채하는 KT의 채용설명회를 듣기 위해서였다. 11시부터 시작된 잡페어는 채용설명회, 직무·취업 상담, 5분 자기 발표(PR) 등으로 오후 4시까지 이어졌다. 이 행사엔 KT 입사를 원하는 취업준비생 1100여명이 참석했다. KT 관계자는 “올 상반기엔 ‘캠퍼스 리쿠르팅’ 대신 ‘잡페어’를 통해 채용 정보를 알리려고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올레 스타 오디션’ 올해 첫 도입

KT는 이번 대졸 신입 공채에 처음으로 ‘5분 자기PR 전형’을 도입했다. ‘올레 스타 오디션’이라는 이름의 이 전형에 합격하면 서류전형을 면제받는다. 합격자는 오는 15일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이들은 인·적성 검사 단계로 바로 넘어간다.

첫 자기PR에는 1000여명이 몰렸고, KT는 이 가운데 80명을 발표 대상자로 선발했다. 경쟁률이 10 대 1을 넘었다. 잡페어 행사장에서도 오전 11시부터 현장접수를 동시에 진행해 추첨으로 추가 발표자 20명을 선정하기도 했다.

이날 면접관으로 참여한 김원석 KT 인재경영실 매니저는 “올해 상반기 공채의 키워드는 ‘실전’”이라며 “학교생활 등의 경험을 통해 희망 직무에 도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위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춤이나 노래 등 단순히 장기자랑을 통한 끼를 보기보다는 본인의 역량에 대해 5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동안 진지하게 설명할 수 있는 지원자를 중심으로 선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서류전형에서 영어성적·학점 폐지

이번 설명회에선 KT가 올해부터 서류전형의 지원 자격에서 영어성적과 학점 항목을 폐지한 것과 관련해 질문이 쏟아졌다. 강연자로 나선 이영관 KT 인재경영실 매니저는 “토익 600점과 900점 사이에는 차이가 있지만 실무에는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해 올해부터 전형을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직무 및 입사 노하우와 관련해 1 대 1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직무상담과 취업 상담부스가 마련돼 큰 호응을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 마케팅부서에 합격해 선배 사원으로 상담에 참여한 이하림 씨는 “좋은 역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참가자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업무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자세히 알려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2층에 마련된 상담 부스엔 신청자가 대거 몰리면서 1층에서부터 줄이 길게 늘어섰고, 일부 참가자는 연락처만 남긴 채 돌아가야 했다. 직무상담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던 김가영 씨(경희대 전자전파공학부4)는 “평소 정보기술(IT) 분야에 관심이 있어 멀리서 왔는데 정보를 얻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시간이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며 발길을 돌렸다.

○KT가 원하는 ‘실전에 강한 인재’

이 회사는 15일까지 대졸 공채 신입사원 원서를 접수 중이다. 원서접수와 동시에 ‘KT Fit Test’를 완료해야 한다. 서류 합격자는 다음달 12일 인·적성 검사를 거친 다음 5월 말 실무면접, 6월 중순 임원면접을 실시한다.

실무면접은 프레젠테이션(PT)면접과 직무역량면접으로 나뉜다. PT면접은 회사 및 시사와 관련해 발표하는 방식이며, 직무역량면접은 자기소개서에 작성한 직무 관련 경험에 대해 면접관과 문답하는 시험이다. 임원면접은 인성면접으로 진행된다.

원하는 인재상에 대해 이 매니저는 지난해 합격한 지원자의 자소서를 소개했다. “한 지원자가 밭농사를 한 이야기를 적었는데 처음엔 IT회사인 KT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여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이 지원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를 통해 400명의 고객을 유치한 경험을 마케팅에 활용하겠다고 해 감동을 줬죠.

이도희 한경잡앤스토리 기자 tuxi0123@jobn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