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국내 1·2위 제약 맞수의 엇갈린 자금 조달…녹십자 '현금' 동아제약 '현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마켓인사이트 4월5일 오후 2시40분
국내 제약사 1, 2위 기업인 동아제약과 녹십자의 엇갈린 자본조달 전략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녹십자는 1000억원대의 대규모 현금성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반면 동아제약은 최근 주총에서 현물출자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녹십자는 자금 조달을 통한 사업 확대에 방점을 찍은 반면 동아제약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한 내실을 염두에 둔 것이다.
녹십자는 5일 시설자금 조달 목적으로 122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보통주 100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것으로, 기존 발행주식 총수(1013만 989주)의 9.8%가량이 늘어나게 된다. 발행가는 증자 결의일인 4일 종가 16만원의 76% 선인 12만 2000원이다.
녹십자는 이번 유상증자가 충북 오창 혈액제제 생산공장 증설 용도라고 밝혔다. 오창 공장은 알부민 등 녹십자 주력 제품 생산의 73%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시설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시설로는 향후 혈액제제 수요 감당이 어려워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유상증자가 현재 인수를 검토 중인 영국 국영 혈액제제 기업 PRUK 등을 염두에 두고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선이 많다.
녹십자는 최근 3년간 일동제약 등 지분 투자로 현금성 자산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2011년의 61% 선인 188억원에 그쳤다.
반면 최근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인 동아제약은 ‘실탄’이 충분하지만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 확대가 과제로 남아 있다. 지주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신설 자회사인 동아ST에 대한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현재 동아쏘시오홀딩스가 가진 지분은 7.24%에 불과하다.
동아제약은 앞서 올 1월 임시주총에서 ‘현물출자 유상증자 허용’과 ‘현물출자 유상증자시 신주배정 한도 삭제’를 내용으로 하는 정관 변경을 시도했다. 그러나 “편법적인 경영권 강화 소지가 있다”며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등이 반대해 무산됐다. 동아제약은 결국 최근 정기주총에서 발행한도(20%)는 그대로 두고 현물출자 유상증자 근거 규정만을 신설하는 데 그쳤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계열사나 우호세력이 가진 동아ST의 지분을 현물로 출자받은 뒤 동아쏘시오홀딩스 신주를 나눠주는 방식으로 20%의 지분율을 채울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번 안건 통과로 일단 지주사 전환을 위한 첫단추를 끼웠다”고 말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ST는 오는 8일 재상장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국내 제약사 1, 2위 기업인 동아제약과 녹십자의 엇갈린 자본조달 전략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녹십자는 1000억원대의 대규모 현금성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반면 동아제약은 최근 주총에서 현물출자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녹십자는 자금 조달을 통한 사업 확대에 방점을 찍은 반면 동아제약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한 내실을 염두에 둔 것이다.
녹십자는 5일 시설자금 조달 목적으로 122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보통주 100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것으로, 기존 발행주식 총수(1013만 989주)의 9.8%가량이 늘어나게 된다. 발행가는 증자 결의일인 4일 종가 16만원의 76% 선인 12만 2000원이다.
녹십자는 이번 유상증자가 충북 오창 혈액제제 생산공장 증설 용도라고 밝혔다. 오창 공장은 알부민 등 녹십자 주력 제품 생산의 73%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시설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시설로는 향후 혈액제제 수요 감당이 어려워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유상증자가 현재 인수를 검토 중인 영국 국영 혈액제제 기업 PRUK 등을 염두에 두고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선이 많다.
녹십자는 최근 3년간 일동제약 등 지분 투자로 현금성 자산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2011년의 61% 선인 188억원에 그쳤다.
반면 최근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인 동아제약은 ‘실탄’이 충분하지만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 확대가 과제로 남아 있다. 지주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신설 자회사인 동아ST에 대한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현재 동아쏘시오홀딩스가 가진 지분은 7.24%에 불과하다.
동아제약은 앞서 올 1월 임시주총에서 ‘현물출자 유상증자 허용’과 ‘현물출자 유상증자시 신주배정 한도 삭제’를 내용으로 하는 정관 변경을 시도했다. 그러나 “편법적인 경영권 강화 소지가 있다”며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등이 반대해 무산됐다. 동아제약은 결국 최근 정기주총에서 발행한도(20%)는 그대로 두고 현물출자 유상증자 근거 규정만을 신설하는 데 그쳤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계열사나 우호세력이 가진 동아ST의 지분을 현물로 출자받은 뒤 동아쏘시오홀딩스 신주를 나눠주는 방식으로 20%의 지분율을 채울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번 안건 통과로 일단 지주사 전환을 위한 첫단추를 끼웠다”고 말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ST는 오는 8일 재상장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