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민영화 중단된 産銀 미래 다시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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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학파…거시경제 전문가
朴 대통령에 경제정책 조언…산은직원 "강한 보스 왔다"
朴 대통령에 경제정책 조언…산은직원 "강한 보스 왔다"
4일 산은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홍기택 중앙대 교수는 국제금융과 거시경제 분야 전문가다. 서강대 출신 경제학자들의 그룹을 지칭하는 ‘서강학파’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참모진이 다수 포진한 국가미래연구원의 2010년 12월 발족 때부터 창립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전에도 수시로 박 대통령에게 정책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은 2007년부터 4년간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한 전성빈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다. 전 교수는 2010년 신한사태 당시 이사회 의장을 지내 언론에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홍 내정자는 인수위원 시절 농협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직을 겸직했다가 논란이 일자 곧바로 자진 사퇴했다.
○정책금융기관 재편 역할 주목
홍 내정자에 대한 산은 임직원들의 기대는 상당히 크다. 산은 내부에선 정책금융기관 체계 재편을 앞두고 산은의 입장을 반영해 줄 수 있는 ‘강한 보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홍 내정자가 교수 출신이긴 하나 박 대통령과 오랫동안 호흡을 같이해 온 경제교사인 만큼 영향력이 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그의 첫 과제는 민영화 백지화에 따른 후속 청사진 마련이다. 박근혜 정부는 사실상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포기한 상태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말 산은금융지주 측에 “기업공개(IPO)도 거론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민영화와 기업공개를 중단할 경우 민영화를 전제로 산은에서 떨어져나간 정책금융공사(KoFC)와 다시 합치는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일부 기업금융 여신이 부실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홍 내정자가 금융 실무 경험이 다소 부족한 만큼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산업은행행장직을 분리, 대외활동은 회장이 맡고 STX 문제 등 실무는 행장이 챙기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행(奇行) 탓 ‘귤 아저씨’ 별명
홍 내정자는 다소 엉뚱한 데가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의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범 초기에 취재진에게 귤을 나눠주며 “홍기택이 누구야?”라고 말했다. 그 뒤로 ‘귤 아저씨’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달리 보면 그만큼 친화력이 있고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상은/정종태 기자 selee@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참모진이 다수 포진한 국가미래연구원의 2010년 12월 발족 때부터 창립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전에도 수시로 박 대통령에게 정책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은 2007년부터 4년간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한 전성빈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다. 전 교수는 2010년 신한사태 당시 이사회 의장을 지내 언론에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홍 내정자는 인수위원 시절 농협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직을 겸직했다가 논란이 일자 곧바로 자진 사퇴했다.
○정책금융기관 재편 역할 주목
홍 내정자에 대한 산은 임직원들의 기대는 상당히 크다. 산은 내부에선 정책금융기관 체계 재편을 앞두고 산은의 입장을 반영해 줄 수 있는 ‘강한 보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홍 내정자가 교수 출신이긴 하나 박 대통령과 오랫동안 호흡을 같이해 온 경제교사인 만큼 영향력이 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그의 첫 과제는 민영화 백지화에 따른 후속 청사진 마련이다. 박근혜 정부는 사실상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포기한 상태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말 산은금융지주 측에 “기업공개(IPO)도 거론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민영화와 기업공개를 중단할 경우 민영화를 전제로 산은에서 떨어져나간 정책금융공사(KoFC)와 다시 합치는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일부 기업금융 여신이 부실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홍 내정자가 금융 실무 경험이 다소 부족한 만큼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산업은행행장직을 분리, 대외활동은 회장이 맡고 STX 문제 등 실무는 행장이 챙기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행(奇行) 탓 ‘귤 아저씨’ 별명
홍 내정자는 다소 엉뚱한 데가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의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범 초기에 취재진에게 귤을 나눠주며 “홍기택이 누구야?”라고 말했다. 그 뒤로 ‘귤 아저씨’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달리 보면 그만큼 친화력이 있고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상은/정종태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