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투자증권이 매각절차가 진행 중인 아이엠투자증권의 투자은행(IB) 인력 50여명 중 25명을 무더기로 영입한 걸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매각을 앞두고 아이엠투자증권의 분위기가 뒤숭숭한 점을 틈타 알짜 사업부서를 통째로 빼갔다는 이유에서다.

3일 IB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지난 1일 최동희 아이엠투자증권 IB본부장을 신임 IB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이 회사 IB부문 임직원 25명을 한꺼번에 영입했다. 6개 팀으로 구성된 아이엠투자증권 IB본부에서 기업금융1팀, 기업금융3팀, 부동산금융본부 등 3개 부서 인력을 통째로 데려왔다. 이들 3개 팀은 아이엠투자증권 전체 수익의 10~20%가량을 담당했던 알짜 부서다.

KTB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IB부문을 핵심 사업부로 키우기 위해 아이엠투자증권 인력을 영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KTB투자증권이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던 리테일 분야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자 IB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4~12월 중 KTB투자증권의 주식위탁 수수료는 95억원으로, 전년 동기(22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증권가에서 일부 핵심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사례는 많지만, 이번처럼 통째로 빼가는 사례는 흔치 않다. 더욱이 KTB투자증권은 2009년 주원 사장이 취임하면서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인력 30여명과 키움증권 채권영업팀 11명을 통째로 영입한 전력도 있다.

증권가에서 문제 삼는 건 KTB투자증권이 아이엠투자증권 IB팀을 ‘개점 휴업’ 상태로 만들 정도로 지나치게 많은 인력을 빼갔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엠투자증권 IB본부는 주요 인력이 한꺼번에 나간 탓에 사실상 새로운 일감 수주를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역량있는 IB 전문가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한 것일 뿐 무리하게 인력을 빼온 건 아니다”고 말했다.

IB 인력의 절반을 잃은 아이엠 투자증권은 다른 중소형 증권사에서 인력을 보충할 계획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