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공룡 둘리'에서 고길동 목소리 담당하셨던 이재명 성우님이 돌아가셨다는 기사가 떴길래, 슬픈 마음에 눌러봤어요. 그런데 댓글을 봤더니 머리가 아플 지경이더군요."어린 시절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를 즐겨봤다는 김모(34·여)씨는 최근 기자와 만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된 거냐"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씨의 머리가 지끈거린 이유는 기사 댓글에 별세한 성우 이재명과 동명이인인 정치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내용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좋다 말았네", "우리가 바라는 건 성우 이재명이 아니다", "그 이재명이 아니네", "저승사자가 이름만 보고 잘못 데려갔네" 등 달렸던 댓글을 보면 머리가 아플 만도 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심각한 정치 양극화가 국민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옵니다.지난해 12월 29일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무안 제주항공 사고 때도 뉴스 댓글창을 열기가 두려웠다는 시민들도 많았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이 전라도라는 점에 주목한 네티즌들이 "또 특검하자 하겠네" 등 정파적인 댓글을 달았기 때문입니다. 광주변호사회 김정호 광주변호사회 왜곡대응팀장은 "수백건을 모니터링 중이지만 보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했습니다.정당과 진영 간 정치적 적대감이 확산하고 극단적인 정책, 언사 등이 난무하면서 한국 사회는 정치 양극화라는 난제를 직면한 지 오래입니다. 극렬 지지자들과 정치인들의 극언은 어제오늘만의 뉴스가 아니죠. 김현곤 국회 미래연구원장은 "정치 양극화는 현재 한국 민주주의가 처한 위기의
1981년 9월,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서울’이 호명되던 순간, 서울은 세계적인 경제 도시로의 도약과 함께 대한민국이 스포츠와 문화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한국의 경제 성장과 국제적 위상을 드높인 이벤트였지만, 그 화려한 도약 이면에는 도시화의 명과 암이 공존했다. 도시 정비라는 이름 아래 판자촌과 양철지붕으로 지어진 달동네가 철거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뺏기고 쫓겨났다.이러한 시대적 맥락을 담은 창작오페라 양철지붕(오페라팩토리 제작)은 올림픽을 1년 앞둔 1987년 건설 현장을 배경으로 한다. 건설 노동자들이 고된 일과 후 식사와 잠깐의 휴식을 취하던 함바집에서, 인간의 폭력성과 숨겨진 과거가 드러나는 비극적 이야기가 펼쳐진다. 함바집 여주인 유현숙(메조소프라노), 언어장애를 가진 여동생 유지숙(소프라노와 연기자), 그리고 복수를 꿈꾸는 의붓동생 조성호(테너)와 과거의 연인 구광모(바리톤)가 목숨을 걸고 펼쳐내는 비극적 이야기는 도시화 속에서 묻혀버린 소외된 인간의 슬픈 삶을 대변한다.지난 17일과 18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 '양철지붕'은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 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초연 이후, 2차 제작 지원을 통해 한층 더 완성도를 높였다. 작곡가 안효영은 재공연에서 음악적 디테일과 서사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으며 초연보다 깊은 작품의 음악적 진화와 감정의 깊이를 선보였다. 가장 큰 변화는 구광모의 소멸 직전에 조성호, 구광모, 유현숙, 유지숙 네 인물이 부르는 4중창이 추가된 점이다. 이 장면은 네 명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설 명절을 맞아 자신의 이름을 딴 통조림 햄 ‘빽햄’ 선물세트를 대폭 할인 판매한다고 알렸다가 논란이 일었다. 자사 온라인몰에서 할인가에 선보인다고 했으나 일반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구입하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 나오면서다.백 대표는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에 ‘빽햄 등장과 동시에 밥이 사라졌습니다’ 제목의 영상을 올려 오는 21일까지 한 세트(빽햄 200g 9개들이) 기준 정가 5만1900원에서 45% 할인한 2만85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그는 한돈으로 만들었음을 강조하면서 “빽햄은 활용할 수 있는 게 정말 많다. 구워도 볶아도 끓여도 맛이 좋다”면서 “가격이 정말 좋다. 원래 가격 5만1900원인데 45% 할인해서 2만8500원”이라고 소개했다. “저 같으면 한 10세트 사 놓는다”라고도 했다.18일 기준 15만 조회수 가까이 기록 중인 이 영상에는 댓글이 약 1700개 달렸는데 가격이 비싸단 반응이 주를 이뤘다. 평소 가격경쟁력을 강조해온 백 대표답지 않게 정가를 비싸게 책정한 뒤 대폭 할인하는 것처럼 일종의 ‘꼼수 마케팅’을 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다.실제로 쿠팡에서 동일 제품을 사면 가격 차는 1300원 정도 나지만, 각종 멤버십 적립 혜택까지 받을 경우 사실상 45% 할인가와 비슷한 금액에 구매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빽햄이 한돈이란 점을 감안해도 정가 기준으로 유사한 제품인 CJ제일제당 스팸보다 훨씬 비싸다는 평도 나온다.다만 유튜브 채널에서 연결되는 더본코리아 온라인몰 ‘더본몰’에선 해당 선물세트가 대부분 품절 상태다.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