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김덕중 신임 국세청장이 휴대폰 번호를 바꿨다. 국세청장에 취임한 날인 지난 27일부터다.

국세청 대변인실에 물어 보니 “청장이 된 순간 가장 먼저 한 일이 휴대폰을 바꾼 것”이라며 “비서 외에는 아무도 번호를 모른다”고 답했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예전에 알던 사람들, 선후배들로부터 각종 청탁이 들어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중부지방국세청장 등을 역임하던 시절 내부 직원들뿐 아니라 기자들과도 소통을 잘 하는 인물로 유명했다. 항상 문을 활짝 열어놓고 손님을 맞이하고,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그런 성향이 국세청 수장에겐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쏟아지는 청탁, 민원 등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지하경제 양성화 차원에서 징수 행정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 시점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마 임기 동안 사적인 만남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할 것”이라며 “서운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