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 휴대전화 업계를 주름잡던 NEC가 애플, 삼성 등에 밀려 관련 사업에서 철수한다.

29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NEC는 다음달 말께 발표하는 2013 회계연도 경영계획에 일반 휴대전화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휴대전화 생산기지였던 사이타마(埼玉) 공장은 무선장치나 인공위성 제조 공장 등으로 전환한다. 지난해부터 다른 기업에 위탁해 생산 중인 스마트폰 '미디어스'의 판매는 유지하기로 했다.

NEC는 2000년 대 초반까지도 일본 휴대전화 시장에서 점유율 20% 대로 1위를 달렸다. 그러나 2007년 애플 아이폰을 필두로 세계 휴대전화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경쟁력을 잃어갔다.

외산 휴대전화의 무덤으로 불리던 일본 내수시장도 아이폰,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등이 장악하면서 NEC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최근 3년 간은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NEC가 휴대전화 사업에서 철수할 경우 2001년 11개였던 일본 내 휴대전화 메이커는 샤프ㆍ파나소닉ㆍ소니ㆍ후지쓰ㆍ교세라 등 5개만 남게 된다.

NEC는 사업 정리와 함께 개발 부문은 중국 레노버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레노버는 2011년에도 NEC로부터 개인용 PC 사업을 넘겨받았다. 레노버로의 매각이 결정되면 일본 업체의 휴대전화 사업이 해외에 팔리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