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디'란 단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플래디'는 어떤가. 자녀 양육에 적극 참여하는 아빠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신조어다.

프렌디는 프렌드(친구, Friend)와 대디(아빠, Daddy)의 합성어로 친구같은 아빠를 말한다. 플래디는 플레이(놀이, Play)와 대디가 합쳐진 말로 함께 놀아주는 아빠란 뜻.

아빠들이 자녀에 보다 많은 애정과 시간을 쏟는 달라진 분위기는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의 인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어설프고 세심하지 않지만 모성애와 다른 부성애에 많은 시청자들이 감동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아빠와 아이의 친밀도를 위한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엄마의 전유물이나 전용 공간이 살림 또는 육아에 서툰 아빠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간편하고 단순해진 게 특징이다.

아빠에겐 미로 같은 냉장고…지펠 푸드쇼케이스라면 '척척'

일반적으로 남자는 여자에 비해 공간지각 능력이 우수하다. 좀처럼 주차할 수 없을 것 같은 공간에도 척척 주차를 해내거나 여자들에 비해 같은 미로를 1분 이상 더 빨리 빠져 나오는 연구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남자들이 유독 블랙홀에 빠지고 마는 공간은 의외로 냉장고. 아빠와 아들은 엄마가 아무리 잘 챙겨놓은 음식도 냉장고 문을 열곤 한번 만에 찾지 못하고 헤맨다.

삼성전자에서 나온 '지펠 푸드 쇼케이스'는 아빠와 아이도 간편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기존에 하나였던 냉장실을 두 개로 나눠 식재료를 보관하는 인케이스와 자주 먹는 음식을 찾기 쉽게 보관하는 '쇼케이스'로 만들었다.

평소 냉장고에서 음식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던 아빠들도 '쇼케이스'에서 쉽고 빠르게 먹을거리를 찾을 수 있다. 아이에게 음식을 찾아주기도 훨씬 수월해졌다. 특히 쇼케이스의 '키즈존'은 부모가 미리 준비해놓은 간식을 아이들이 직접 꺼내 먹도록해 올바른 식습관까지 기를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아빠와 아이도 냉장고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아이들에게 직접 음식을 챙겨주는 아빠도 늘고 있다" 며 "이런 생활패턴 변화를 반영해 주부는 물론 아빠와 아이, 가족 모두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제품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 놀면서 함께하면 친밀감 두 배…장난감& 캠핑 체험

아이들이 관심을 가장 많이 갖는 장난감도 아빠들에겐 적극적으로 체험할 대상이 됐다. 세계적인 블록 완구 회사인 '레고'는 최근 아빠와 아이가 함께 레고를 가지고 놀 수 있도록 '레고 아빠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 시절 레고를 가지고 놀던 아빠에게 아이들과 함께 레고를 조립하며 노는 다양한 창작 놀이를 통해 자녀와의 공감대 형성과 돈독한 친밀감을 쌓게 하려는 것이다.

레고의 체험 이벤트에 많은 아빠들이 참여하면서 실제로 지난해 말 실시한 체험단 모집에서는 경쟁률이 150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야영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캠핑도 좋은 경험의 기회가 된다. 아빠는 아이와의 캠핑을 통해 아이를 돌보는 엄마의 노고를 이해하게 되고, 아이는 아빠와의 거리감을 좁히면서 자연스럽게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캠핑에 참여할 가족을 포섭하기 위한 캠핑 연계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은 아빠와 자녀들이 1박 2일 캠핑을 할 수 있는 '철 없는 캠핑' 이벤트를 마련했다. 오토 캠핑장에 총 100가족을 초청해 캠핑장과 캠핑장비를 무료로 제공한다.

◆ 부자간의 애정 온도 체크…스마트젖병과 열감지 수저

아빠가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아이가 먹기에 적정한 온도를 맞추기까지는 아빠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육아용품 브랜드 '토미티피'는 아이에게 먹일 분유의 적정 온도를 알아서 찾아주는 '클로저 투 네이처 센서티브 스마트젖병'을 출시했다.

아기는 성인보다 온도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분유의 적정 온도를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제품은 젖병 내부에 장착된 온도 센서가 모유 온도 37℃를 기준으로 파란색에서 핑크색으로 변화시켜 적정 온도인지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시켜 준다.

영국 유아용품 브랜드 '브라더맥스'는 온도를 감지해 뜨거운 물에 닿으면 색이 형광색으로 변하는 이유식 수저를 선보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