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25일 오후 12시30분

백기사인 동화홀딩스에 힘입어 가까스로 경영권을 유지한 리딩투자증권이 이번엔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위기에 봉착했다. 윤영각 전 삼정KPMG 회장, 조건호 전 리먼브러더스 부회장 등이 이끄는 파인스트리트가 우호지분을 확보해 경영권 인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의 주요주주인 공무원연금과 교직원공제회, 경남은행 등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은 현 등기 이사진의 전원 해임과 새 이사 선임을 요구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지난 21일 임시 주주총회 소집 안건을 발의했다.

당초 리딩투자증권은 새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위해 오는 4월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현 최대주주인 박대혁 부회장 측 인물”이라며 선임에 반대할 뜻을 보이자 최근 주총 소집계획을 취소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기관투자가 측에서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한 것이다.

○反리딩투자증권 세력 규합

경영권 교체 세력의 결집은 파인스트리트가 맡았다. 파인스트리트는 기관투자가들과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위임장을 확보하고 있다.

파인스트리트에 가담한 한 기관투자가는 “이미 상당수 기관투자가들이 파인스트리트에 위임장을 제출하기로 했거나, 임시 주총에서 현 경영진 해임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적지 않은 소액주주들도 파인스트리트 측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임시 주총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경영진 해임이 확정되면 파인스트리트는 리딩투자증권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의미있는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다른 기관투자가는 “파인스트리트 측이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 윤 회장 측과 협의해 공동으로 리딩투자증권을 경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 경영진, 방어 쉽지 않을 듯

적대적 M&A의 전운이 감돌면서 업계의 관심은 리딩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박대혁 부회장의 대응에 쏠리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달 자신의 지분이 강제 매각되기 직전 동화홀딩스의 자회사인 대성목재를 백기사로 끌어들여 가까스로 경영권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금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인스트리트 관계자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투자활동을 진행한다는 방침에 따라 그동안 리딩투자증권 인수를 계속 검토해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분이 없는 상황에서 향후 계획을 언급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아이엠투자證 인수전 두 곳 참여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또 다른 증권사인 아이엠투자증권은 인수 희망자가 단 두 곳에 그쳐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아이엠투자증권 인수전에는 범 한진가(家)인 CXC와 PEF인 큐캐피탈파트너스 두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후보 업체는 인수의지가 강하지 않은 데다 희망가격 또한 매각 측이 기대하는 가격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엠투자증권은 본입찰에 참가하는 인수후보가 1곳에 그치면 유찰된다.

정영효/고경봉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