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을 대출 받은 졸업자가 빚 상환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좋지 않은’ 직장에 ‘빨리’ 취업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학자금을 대출받은 대졸자가 직장을 갖고 있을 확률은 84.1%로 미대출 졸업자(80.6%)보다 3%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25일 발표했다. 2004년에 중학교 3학년 또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대졸자(4년제 및 전문대학 포함) 1842명을 추적조사한 결과로 최종 추적시점은 2011년이다. 반면 일자리의 질을 나타내는 ‘고용보험 가입률’은 대출자(86.3%)가 미대출자(89%)보다 낮았다. 송창용 직능원 연구위원은 “학자금 대출자가 상환에 대한 부담 때문에 열악한 노동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학자금 대출에 부담을 느끼는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이 52.7%로 절반이 넘었다. ‘전혀 그렇지 않다’ 또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23%)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학자금 상환에 걸리는 기간은 평균 45.5개월이었다.

송 연구위원은 “학자금 대출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 공부할 기회를 준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상환에 대한 부담 때문에 노동시장에서 열악한 환경에 처할 수도 있다”며 “학자금 대출을 늘리기보다는 장학금 제도를 더 확충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