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가격이 10년 전보다 평균 3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차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혜택 등으로 가격이 오히려 떨어졌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경닷컴은 지난 10년 사이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봤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인기 차종 10개 모델(국산차 7개·수입차 3개)을 골라 비교했다.

◆국산차 평균 30% 올랐다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주력 3개 모델의 차값은 2003년 시판 가격에 비해 평균 30% 올랐다. 그랜저의 최저 트림은 10년 전과 비교해 35%, 최고가 모델은 18% 인상됐다. 3개 차종은 10년 전 아반떼XD EF쏘나타 그랜저XG 등으로 팔렸다. 국산차 세대 교체 주기가 평균 5~7년이어서 두 번의 모델 변화를 거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품 업그레이드가 가격 인상에 반영된 부분이 있다”며 “과거엔 옵션이 상당 부분 빠져 차값에 반영되지 않은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안전사양의 기본 장착 비중이 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최저 가격만 놓고 보면 가장 많이 오른 모델은 르노삼성자동차 SM5였다. 2003년 1세대 SM5는 1357만원에 나왔으나 최근 시판 중인 3.5세대 SM5 플래티넘은 2220만원부터 가격이 책정됐다. 경차 마티즈(옛 GM대우)도 많이 올랐다. 2003년 2세대 마티즈2와 비교하면 현재 쉐보레 스파크의 트림 가격은 최대 40%가량 인상됐다. 한국GM 관계자는 “경차 규격이 2009년 배기량 800cc에서 1000cc로 바뀐 시점에 가격 인상폭이 컸다”고 말했다.

가격이 적게 오른 차종은 쌍용자동차 렉스턴이었다. 렉스턴은 최저 트림 가격이 20% 정도 올랐고 최고 트림 인상분도 5% 미만에 그쳤다.


◆BMW·벤츠 등 수입차 가격 싸져

수입차는 10년 전보다 가격이 싸졌다. 2003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5세대 BMW 5시리즈는 당시 주력 모델(530i)이 8480만원에 판매됐다. 지금 6세대 5시리즈를 대표하는 520d는 6260만원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FTA 덕분에 5시리즈의 가격이 10년 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며 “그때와 지금의 5시리즈 대표 모델 간 차값을 비교해 보면 20% 싸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베스트셀링카 E클래스의 가격도 10년 전보다 내려갔다. 2003년 주력 모델이던 E320은 8890만원이었다. 반면 현재 E300 엘레강스는 6940만원에 팔린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2003년 E클래스는 전 세대 모델이어서 엔진과 사양을 동일하게 비교하기 어렵지만 편의사양은 이전보다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의 소형차 골프는 가격 인하폭이 프리미엄급 브랜드에 비해 작았다. 당시 한국판매법인이 설립되기 이전이어서 병행수입을 통해 팔렸다. 지금의 6세대 골프와 10년 전 골프는 제품 차이가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