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명품 선택폭 넓어졌고 경기침체·'엔저'도 영향

불황에도 불패 신화를 이어온 해외 고가 브랜드의 대명사 루이뷔통이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매출이 두자릿수 감소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루이뷔통은 지난해 일부 매장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20%대 감소하는 등 매출 부진을 겪었다. 1991년 국내 시장 본격 진출 이후 성장을 거듭해 온 루이뷔통의 이 같은 매출 감소는 사실상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루이뷔통 매출이 지난해 4월부터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올해 들어서도 매출이 회복되지 않고 여전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뷔통의 매출 감소는 계속된 경기 침체에 국내 소비자들의 고객 충성도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간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쌓은 루이뷔통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은 다른 해외 수입 브랜드가 잇따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영향이 크다. 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지고 해외 트렌드에 민감해지면서 프리미엄 명품 브랜드의 독보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

'엔저'도 매출 부진의 한 요인이다.

루이뷔통은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일본 소비자들이 많이 찾았던 브랜드다. 같은 제품이라도 한국에서의 가격이 훨씬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엔저가 지속되며 일본 소비자들의 수요가 크게 줄었다.

업계는 "원래 루이뷔통은 불경기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브랜드란 인식이 강했다"며 "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루이뷔통의 불패 신화가 이제 깨졌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