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날'에 긴장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필립스, 지멘스, 삼성메디슨 등 국내 의료기기 시장을 장악한 다국적기업과 대기업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올해 들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현장조사하고 있는 공정위가 이번엔 다국적 기업에도 칼날을 들이댔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떠오르자 '성역없는' 고강도 조사에 나선 것이다.

이번 조사는 업체별로 수일에 걸쳐 진행됐다. 영업 뿐만 아니라 마케팅, 회계 등 경영 전반에 걸친 조사로 알려졌다. 특히 대형병원 등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의료기기 판매 과정에서 리베이트 관행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2011년 말 '의료기기 시장의 리베이트 방지를 위한 공정경쟁규약'을 승인했다. 이 규약에 따라 의료기기업체들은 고가의 의료장비를 판매하는 조건으로 병원에 시설공사비를 지원하거나 의사에게 국외여행, 골프 등 향응을 제공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했다.

현재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4조3000억 원 가량이다.

이번 조사는 이들 기업의 담합 여부나 대리점과의 불공정거래 여부 등에도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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