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하나·외환銀 신용대출 이자 싸다
국내 17개 은행이 신용등급 6등급인 고객에게 적용하는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비교한 결과 부산은행이 연 5.86%로 가장 낮았다. 이어 하나은행(연 5.95%), 외환은행(연 6.08%) 순으로 금리가 싼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신용등급이더라도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연 12.19%로, 국내 은행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전북은행(연 10.33%), 한국씨티은행(연 9.80%) 순으로 금리가 비쌌다.

2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들의 개인신용대출 평균 대출금리(기준금리+가산금리)는 최대 연 6.36%포인트(최저 연 4.74%~최고 연 11.10%)가량 차이가 났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은 전달, 중소기업 대출은 직전 3개월 평균 대출금리를 계산해 일제히 공시한 결과다. 공시 대상은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 일시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 개인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3개 부문과 운전자금 신용대출, 운전자금 물적담보대출, 보증서 담보대출 등 중소기업 대출 3개 부문이다.

신용등급 1~10등급까지의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아우른 평균 금리는 산업(연 4.74%), 농협(연 5.19%), 신한은행(연 5.36%) 순으로 낮았다. 반면 SC(연 11.10%), 씨티(연 7.82%), 광주은행(연 7.28%) 등의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다른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SC와 전북은행 관계자는 “채무가 많거나 신용이 낮아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10% 중반대 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의 영향으로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높게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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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신용대출 이자, 산업·신한銀 싼 편

이처럼 개인신용대출 금리 차가 큰 이유는 은행들이 기준금리에 붙이는 가산금리 차이 때문이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대출금리를 결정할 때 재원 조달 비용인 기본금리에 얹는 것으로, 대출자의 신용도와 담보 유무 등에 따라 다르게 매겨진다. 개인신용대출 가산금리는 연 1.87%포인트(산업은행)에서 연 8.26%포인트(SC은행)까지 편차가 매우 컸다.

아파트 등을 맡기고 은행에서 빚을 내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리 차이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은행별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 차는 연 1.33%포인트였으며, 일시상환 방식은 연 1.70%포인트였다.

개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따지면 분할상환 방식은 광주(연 3.82%), 씨티(연 3.93%), SC은행(연 3.98%) 순으로 낮았다. 반면 수협(연 5.15%)과 대구(연 4.30%), 경남(연 4.27%), 제주(연 4.26%), 전북은행(연 4.22%) 등 지방은행들의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광주은행은 지난달 연 3% 중반대의 특판 대출상품을 내놓으면서 일시적으로 금리가 낮아진 것”이라며 “SC와 씨티은행은 주택금융공사와 연계된 적격대출(장기 분할상환 고정금리 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한 결과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시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씨티(연 3.87%), 국민(연4.00%), 산업(연 4.05%) 순으로 싼 반면 수협(연 5.57%), SC(연 5.46%), 우리은행(연 4.68%) 순으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부동산, 동산 등 담보를 맡기고 돈을 빌리는 물적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SC(연 4.63%), 농협(연 5.02%), 기업은행(연 5.13%) 순으로 낮았다. 반면 광주(연 6.02%), 전북(연 5.94%), 제주은행(연 5.80%) 등의 금리는 다른 은행보다 높았다.

SC은행은 신용등급이 낮은(7~10등급) 중소기업에 대한 물적담보대출을 한 건도 취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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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산업은행이 연 5.23%로 가장 낮았다. 이어 신한은행(연 5.45%)과 SC은행(연 5.50%) 순이었다. 반면 국민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8.89%로 가장 높았다. 전북은행(연 7.86%)과 기업은행(연 7.06%)의 금리도 다른 은행보다 높은 편이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출 만기 연장 과정에서 일부 중소기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져 기존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한 탓에 평균 금리가 다소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앞으로 매달 20일 항목별 대출금리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에 공시한다.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비교공시로 인해 은행 간 금리 경쟁이 확산돼 소비자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부 은행의 경우 우량 중기 대출 비중을 높여 전체 평균 금리는 낮아 보일 수도 있다”며 “때문에 대출을 받을 때는 신용등급별로 금리를 꼼꼼히 따져본 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창민/김일규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