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기아자동차는 공식 출시도 하지 않은 ‘뉴 K7’을 헝가리로 보냈다. 공장에서 갓 생산한 ‘따끈따끈한’ 신차를 해외로 보낸 이유는 당시 촬영 중이던 드라마 ‘아이리스(IRIS)2’에 투입하기 위해서였다. 극중 주인공인 첩보요원 정유건(장혁 분·사진)이 K7을 타고 부다페스트 명소인 세체니 다리에서 추격전을 벌이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명장면으로 꼽혔다. 기아차 관계자는 “젊은층에는 장혁이 타는 차로 알려지면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전했다.

기아차는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스타 마케팅을 활용한다. 해외 촬영장까지 차량을 이송하기 위해 비행기까지 동원한다. 영화, 드라마에서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는 스타의 모습을 통해 역동적인 디자인과 첨단 사양을 보여줄 수 있어서다.

스포츠 스타와도 손을 잡는다. 홍명보 전 올림픽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과 함께 공동 마케팅 협약을 맺었다. 그동안 홍 전 감독과 자선축구경기, K 드림토크를 진행했다. 올초부터는 2013년형 K9 출시를 계기로 홍 전 감독이 모델로 등장하는 TV 광고를 방영했다. 이 광고는 홍 전 감독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잘 표현돼 전통적이고 권위적이던 기존 대형차 광고와 차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월에는 이상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에게 K5 하이브리드를 훈련용 차량으로 전달했다. “뛰어난 근력과 지구력을 갖춘 이 선수에게 동력 성능과 연비 모두 뛰어난 K5 하이브리드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게 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스페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축구의 간판 공격수 박주영 선수에게도 K5 하이브리드를 제공했다. 박 선수는 스페인 현지 전달식에서 “남은 시즌 동안 최선을 다해 한국과 기아차를 유럽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